잔인한가. 그렇지 않다. 개인적인 삶이란 없다. 우리의 모든 은밀한 욕망들은 늘 공적인 영역으로 튀어나올 준비가 되어 있다. 호리병에 갇힌 요괴처럼, 마개만 따주면 모든 것을 해줄 것처럼 속삭여대지만 일단 세상 밖으로 나오면 거대한 괴물이 되어 우리를 덮치는 것이다. 그들이 묻는다. 이봐. 누가 나를 이 호리병에 넣었지?
그건 바로 인간이야. 나를 꺼내준 너도 인간. 그러니까 나는 너를잡아먹어야 되겠어. - P39

충동적으로 차를 유턴시켜 사건 현장으로 향했다. 사진관은 셔터가 올라가 있었고 희미하게 여자의 윤곽이 드러났다. 나는 한참 동안을 차 안에서 사진관의 동정을 살펴보았다. 한 시간 후, 정명식이 나타났다. 그는 주춤주춤 사진관 안으로 들어갔다. 그를 보자여자가 풀썩 자리에 주저앉았고 우는 것 같았다. 정명식이 그녀의어깨를 감쌌다. 잠시 후, 그가 사진관 밖으로 나와 갈고리로 셔터를 끌어내렸다. 그리고는 상가 쪽 뒷문으로 돌아가 사진관 안으로들어갔다. 나는 담배를 피워물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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