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신부(그리고 나)는 적어도 어린 시절에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의 마지막 문단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덤불에서는 새들이 노래하고, 온갖 곤충들이 날아다니고, 축축한 흙 속에서 벌레들이 기어다니는…… 무성한 강둑"이라는 대목 말이다. 그가 만일 그 문장을 알았더라면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을 것이고, 성직자가 되는 대신에 그 모든 것들이 "우리 주위에서 작용하는 법칙들을 통해 생겼다"라는, 다윈과 같은 견해에 도달했을지도 모른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27202 - P39
칼 세이건(Carl Sagan)은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에서 이렇게 썼다. 주요 종교가 과학을 보면서 "이쪽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나아! 우주는 우리 예언자들이 말한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더 원대하고 더 미묘하고 더 우아해"라는 결론을 과연 내릴 수 있을까? 그 대신에 그들은 "아니, 아니, 절대 아니야! 나의 신은 작은 신이며, 나는 그가 그 상태로 머물러 있기를 원해"라고 말한다. 현대 과학이 밝혀낸 우주의 장엄함을 강조하는, 오래되거나 새로운 종교는 기존 신앙이 거의 손대지 못했던 차원의 존경과 경이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모른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27202 - P40
훨씬 더 불행한 혼란은 아인슈타인식의 종교와 초자연적인 종교를 구분하지 못함으로써 빚어진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종종 신이라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그런 무신론자 과학자가 그만은 아니다), 그런 유명한 과학자가 자신들의 편이기를 너무나 바라는 초자연주의자들의 오해를 자초하곤 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27202 - P42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의 《시간의 역사(A Brief History of Time)》는 "그때야 비로소 우리는 신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다"라는 극적인(혹은 장난기 어린?) 말로 끝을 맺음으로써 대단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은 그 구절을 읽고서, 물론 잘못된 생각이지만 호킹이 종교인이라고 믿게 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27202 - P43
인간의 사유와 감정은 뇌 속의 물리적 실체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대단히 복잡한 상호 연결을 통해 출현한다. 이런 철학적 자연학자라는 의미의 무신론자는 자연적이고 물리적인 세계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관찰 가능한 우주의 배후에 숨어 있는 초자연적인 창조적 지성은 없다고, 몸보다 오래 사는 영혼은 없다고 믿는다. 그들은 오직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자연 현상들이라는 의미로만 초자연적인 현상을 바라본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27202 - P45
"종교 없는 과학은 불구이고, 과학 없는 종교는 장님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흔히 인용되지만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도 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27202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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