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호가 족장에서 왕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권력이나 특전도 변한 것은 아니었다. 권한의 범위는 바뀌거나 확장되지 않았다. 이 시기 군대는 자유민들로 구성되었고, 왕은 자유민의 수장일 뿐 그 이상의 존재는 아니었다. 따라서 이 시대의 왕권이 루이 14세Louis XIV나 나폴레옹Napoléon이 당연하게 누렸던 권력과 같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 P117
이처럼 침략은 통상적인 순서로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정복하기, 그다음엔 분할하기, 마지막엔 분할한 영토에 이름 붙이기 순이었다. - P122
재위 기간이 13년에 불과했지만 테우데베르트는 ‘유익한Useful 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인물이었다. 백성을 위해 봉사했기 때문이다. 메로빙거와 카롤링거, 카페 왕조를 통틀어 백성으로부터 ‘유익한’이라는 수식어로 불린 왕은 테우데베르트가 유일하다. 샤를이나 필리프 2세, 루이 14세, 나폴레옹도 ‘아우구스투스’나 ‘대제’라는 칭호에 만족했을 뿐이다. - P139
570년 9월 10일, 아라비아 반도 서북쪽 변경 근처의 메카Mecca에 거주하는 쿠라이시족Quraysh族 집안에서 남자아이 하나가 태어났다. 5대째 대대로 메카 시를 통치한 집안이었다. - P155
그가 메카를 탈출한 서기 622년 7월 16일, 세상의 세 번째 기원이 시작되었다. 바로 헤지라Hegira의 기원(헤지라는 무함마드가 메카에서 메디나로 도피한 일을 일컬으며, 이 해를 이슬람력의 기원 원년으로 한다_옮긴이)이다. - P158
유년을 고아로 살고, 성년을 도망자로 지내고, 말년을 정복자로 마무리한 이 인물, 그는 바로 동방에서 ‘무함마드 아부알 카심Mohammed-Aboul-Cassem’이라 일컫는 마호메트Mahomet이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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