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의 《시간의 역사(A Brief History of Time)》는 "그때야 비로소 우리는 신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다"라는 극적인(혹은 장난기 어린?) 말로 끝을 맺음으로써 대단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은 그 구절을 읽고서, 물론 잘못된 생각이지만 호킹이 종교인이라고 믿게 된다. 《자연의 신성한 깊이》에서 세포학자 어슐러 구디너프(Ursula Goodenough)의 말은 호킹이나 아인슈타인의 말보다 더 종교적으로 들린다. 교회, 모스크, 절을 사랑하는 그녀의 책에는 문맥에서 떼어내 보면 초자연적 종교의 방어 수단으로 삼을 만한 대목들이 상당히 많다. 그녀는 자신을 "종교적 자연주의자"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녀의 책을 꼼꼼히 읽어보면 그녀가 사실은 나처럼 확고한 무신론자임이 드러난다.
‘자연학자(naturalist)’는 모호한 용어다. - P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