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실제로 비밀의 화원은 가수 이상은 님이 ‘우울증이 걸린 친구를 위해 만들었던 노래’ 였다고 한다. - P46
그냥 해본 적이 없었다. 일흔 살 할머니도, 열 살 나도 생일 파티는커녕 생일 축하 한 번 해보지 못했다. 무서웠다. 치킨 하나 잘 못 시키는 우리를 친구들이 거지라고 놀릴까 봐. - P59
그 옛날, 10살의 나는 뭐가 그렇게 무섭고 창피했을까. 눈 딱 감고 솔직하게 말했으면 됐는데… 올해는 나도 생일파티를 해보고 싶다. 처음이라 어색하고 서툴 테지만, 가족들과 함께 말하고 싶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 - P60
혹자는 말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다고. 내 경우엔 떡볶이를 먹기보단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었다. 직업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작가로 활동하는 그곳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서도 쉽사리 시작하지 못했던 이유는 브런치 작가가 되려면 작가심사라는 걸 통과해야 했기 때문이다. - P63
올해 가장 슬픈 소식이 시력이 나빠졌다는 것이라면, 올해 가장 마음에 드는 소비는 그 안경테를 산 것이라 할 수 있겠다. - P70
그렇다. 강다니엘 앨범 전시용 책장이나 LP 턴 테이블이나 사치품인 건 똑같지만, 결정적이 차이가 있었다. 책장은 그것만 사면 사치가 끝나고, 턴 테이블은 그것을 사면 사치가 시작되었다. 반박할 수 없이 완벽한 논리였다. - P74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이런 광경을 보고 산다. 고요한 아수라장이라고 할까. 떠드는 사람 하나 없는데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다. 출근하기도 전에 지친다는 이야기는 대부분 사실이다. 물론 그러든 말든 지하철은 제 길을 간다. - P82
마음대로 살아본 적 있냐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인생의 커다란 선택들을 떠올려봤다. 대부분 내 의견보다는 상황들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커다란 결정에서 나만을 위한 선택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작은 순간들을 떠올려봤다.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앞으로도 살면서 선택의 순간은 계속 올 것이고 커다란 선택들은 여전히 누군가를 고려해야 될 것을 안다. 그래도 지내다 보면 작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순간들도 분명 올 것이라 믿는다. 나는 그런 작은 순간들 만큼은 온전히 내 선택들로 채워 나가고싶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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