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내 눈에 띈 것은 현관의 홀에 아직 벽지나 투명 니스의 은총을 받지는 못했지만 낡아 빠진 서류장이 이미 두 개나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거실을 들여다보았다. 앤이 얼굴에 묘한 미소를 띤 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 소파 스프링들이 소파 밑으로 툭 튀어나와 그대로 노출된 채 바닥에 닿아 있었다. 거실을 밝히는 주된 불빛은 전구 소켓이 여섯 개 달린 거미줄투성이 샹들리에에 꽂힌 단 하나의 전구에서 나오고 있었다. 절연용 테이프로 때운 전기 연장 코드가 그 소켓 가운데 다른 하나에 매달린 채 거실 한가운데에 놓인 다리미판 위의 다리미에 연결되어 있었다.

-알라딘 eBook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중에서 (313/718p)

그리고 서류장들이 점점 더 꽉 차 갈수록 매클렐런 부부의 집은 점점 더 볼품없어져만 갔다. 하지만 자신들의 집이 어떤 모습일지 설명하는 그레이스의 흥분이 시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그녀의 흥분은 커져만 갔고, 우리는 몇 번이고 그녀를 따라 집 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 집이 완전히 어떤 모습이 될지 들어야만 하고는 했다.

-알라딘 eBook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중에서 (319/718p)

그러던 어느 날 무척 슬픈 일과 정말 근사한 일이 매클렐런 부부에게 일어났다. 슬픈 일은 그레이스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병원에 두 달 동안 입원해야 한 일이었다. 근사한 일은 조지가 한 번도 만나 보지 못한 어떤 친척에게서 돈을 조금 상속받은 일이었다.

-알라딘 eBook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중에서 (319/718p)

그레이스는 어깨를 으쓱했다. "당신 먼저 봐요. 당신도 잡지책들을 전부 다 봐 왔잖아요." 그녀는 자신의 잔을 들어 올렸다. "행복한 나날들이었어요. 그리고 소중한 두 분, 장미 정말 고마워요."

-알라딘 eBook <몽키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중에서 (325/7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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