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와 로즈, 두 고아들이 역경의 시련을 딛고, 남들에 대한 자비의 교훈을 기억하며, 서로를 사랑하고, 지금껏 지켜준 하느님께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던 것인지도 두말이 필요없을 터였다. 이미 그들은 진정으로 행복했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강한 애정과 마음에서 나오는 인간애, 자비를 법으로 삼으시고, 살아 숨 쉬는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을 위대한 속성으로 지니신 하느님께 대한 감사 없이는 행복을 결코 얻을 수 없는 법이다.

-알라딘 eBook <올리버 트위스트>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중에서

(901/926p)

아침이 밝았다. 아침의 탄생이라기보다 밤의 죽음 같은 첫 새벽빛이 희미하게 하늘을 물들이자 살을 에는 듯 공기가 더 차가워졌다. 어둠 속에서 흐릿하고 무시무시해 보이던 물체들이 점점 뚜렷해지면서 낯익은 모습들로 명확해졌다. 빠르게 굵은 빗방울이 헐벗은 관목에 시끄럽게 떨어졌다. 하지만 올리버는 세차게 때리는 빗줄기를 느끼지 못했다. 여전히 진흙 위에 누워 의식 없이 뻗어 있었던 것이다.
(462/9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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