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은 혜성도 행성들과 마찬가지로 타원 궤도를 그리며 태양 주위를 돈다고 증명해 보였다. "혜성은 매우 찌그러진 타원 궤도를 그리는 일종의 행성이다." 이렇게 뉴턴이 혜성을 둘러싼 미신들을 모두 제거하고 혜성 운동의 규칙성을 예측하자, 드디어 1707년에 이르러서 그의 친구 에드먼드 핼리 Edmund Halley가 1531년, 1607년, 1682년에 출현했던 혜성들이 모두 같은 혜성으로서 70년마다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계산으로 밝혀냈다. 동시에 이 혜성이1758년에 다시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혜성은 때맞춰 나타났고 그래서일리 사후에 이 혜성은 "핼 리 혜성 "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핼리예성은 긴 인간사에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1986에 다시 돌아오게 되면 최초의 혜성 탐사선의 표적이 될 것이다. (177p)
목성형 행성은 대부분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밖에 수소 원자를 많이 포함하는 기체 분자들, 예를 들면 메탄과 암모니아와 물이 소량으로 섞여 있다. 단단한 고체 표면이 없는 목성형 행성에는 오로지 대기권과 색색의 구름만 있을 뿐이다. 목성형 행성은 태양계의 장상長上격 행성들로서 지구와 같은 자투리 세계가 결코 아니다. 목성은 그 안에 지구를 1,000개 정도집어넣을 수 있을 정도로 크다. (184p)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로마 가톨릭의 철학자 조르다노 브루노GiordanBruno는 1600년에 말뚝에 묶여 화형에 처해진 비운의 인물이다. 브루노는 우주에는 무수히 많은 세상들이 존재하며 그중에는 생명이 사는 곳도 많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과 또 다른 몇 가지의 죄목이 추가되어 그는 화형을 당했다. (188p)
망원경을 통해서 금성을 처음 본 사람이 갈릴레오다. 때는 1609년. 그러나 그의 시야에 들어온 모습은 특징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하나의 밋밋한 원판이었다. 갈릴레오는 금성도 달과 마찬가지로, 얇은 초승달모양에서 둥그런 보름달로 그 위상이 변한다고 기술했다. 금성의 위상변화도 달의 위상 변화와 같은 원리에서 이루어진다. 우리에게 금성의 밤 쪽이 주로 보일 때가 있고, 금성의 낮 쪽이 주로 보일 때도 있다. 말이 나온 김에, 이러한 관측 사실들이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지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도는 것이 아니라는 태양 중심 우주관에 근거를 제공했다는 것을 지적해 두겠다. 갈릴레오 이후에 광학 망원경의 구경이 커졌고, 동시에 망원경의 분해능도 높아졌다. (분해능은 미세한 모습을 구별해서 볼 수 있는 능력으로서, 분해 가능한 최소의 각거리로 표시된다. 분해능이 좋을수록 더 미세한 구조를 알아볼 수 있다.) (196p)
보통의 백색광이 슬릿의 좁은 틈을 지니서 프리즘을 통과하거나 회절 격자 면을 비스듬히 비추게 되면 무지개색깔의 띠가 펼쳐지는데, 이 띠를 분광 스펙트럼 또는 그냥 줄여서 스펙트럼이라고 한다. 가시광선 대역의 분광 스펙트럼은 주파수가 높은빛에서 낮은 것의 순으로 보라색, 파란색, 초록색,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으로 펼쳐진다. 이 색깔의 빛이 우리 눈에 잘 보이니까 우리는 이것을 가시광선可視光線 대역의 스펙트럼이라고 한다. 그러나 빛의 주파수 대역은 우리가 볼 수 있는 부분보다 보지 못하는 부분이 더 넓다. 보라색 너머, 주파수가 높은 쪽의 스펙트럼 부분을 우리는 자외선外線대역이라 한다. 자외선도 아무 나무랄 데 없는 완전한 빛이다. 하지만 미생물에게는 죽음을 가져다준다. 자외선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198p)
금성의 대기는 96퍼센트가 이산화탄소이다. 질소, 수증기, 아르곤, 일산화탄소와 다른 기체들도 각각 적은 양씩 존재한다. 탄화수소와 탄수화물의 양은 전체 대기의 1000만분의 1 이하의 수준이다. 알고 보니 금성의 구름들은 완전히 농축된 황산의 용액이었다. 미량의염산HCI과 플루오르화수소산 HF도 존재한다. 상층부의 비교적 서늘한구름 속에서도 금성은 완전히 몹쓸 세상이었던 것이다. (207p)
세상을 통째로 태워 버릴 듯 맹렬한 더위, 모든 것을 뭉개 버릴 듯한 높은 압력, 각종 맹독성 기체, 게다가 사위는 등골 오싹한 붉은 기운을 띠고 있어서 금성은 사랑의 여신이 웃음 짓는 낙원이 아니라 지옥의 상황이 그대로 구현된 저주의 현장이라고 하겠다. (208p)
허버트 조지 웰스 Herbert George Wells는 그의 1897년 작품인 <우주 전쟁 The War of the Worlds>의 첫 장을 이렇게 열고 있다. 웰스의 <우주 전쟁>은 공상과학 소설의 전범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100년의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 글은 우리에게 긴 여운으로 다가온다. (221p)
자연의 작품인 생물처럼 사람이 만든 기계도 진화한다. 로켓은 중국에서 발명됐는데, 처음에는 의전상의 목적과 심미적 용도로만 사용됐다. 로켓이 추진 동력을 화약에서 공급받는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화약을 발명한 중국인에게 로켓 발명의 영광도 돌아가야 마땅하다. 어쨌든 이렇게 발명된 로켓이지만 14세기경에 유럽에 흘러 들어가면서 전쟁에 응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러시아의 한 중등학교 교사 콘스탄틴 에두아르도비치 치올코프스키 Konstantin Eduardovich Tsiolkovsky가 행성까지의 교통 수단으로 로켓을 거론한 때가 19세기 후반이었다. 본격적인 고공 비행용 로켓은 미국의 과학자 로버트 허칭스 고더드Robert HurchingsGoddard가 처음 개발했으며,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이 사용한 군사용 V-2 로켓은 사실상 고더드의 혁신적 기술을 거의 그대로 활용한 것이었다. (2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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