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 케플러가 자신의 일생을 바쳐 추구한 목표는, 행성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천상 세계의 조화를 밝히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표는 그가 죽고 36년이 지난 후에 결국 결실을 맺게 된다. 그것은 아이작 뉴턴 Isaac Newton의 연구를 통해서였다. (153p)
1666년 스물세 살의 뉴턴이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학생이 됐을 때 흑사병이 돌았다. 그래서 뉴턴은 자신이 태어난 외딴 고향 마을 울즈소프Woolsthorpe에 내려가서 어떤 의무에도 얽매이지 않고 1년의 세월을 편히 보낼 수 있었다. 뉴턴은 그 1년 동안에 미분과 적분을 발명했고 빛의 기본 성질을 알아냈으며 만유인력 법칙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 물리학의 역사에서 이와 비슷했던 해를 하나 더 찾는다면 그것은 아인슈타인이 "기적의 해 Miracle Year"라 불렀던 1905년뿐이다. (155p)
뉴턴은 이 힘을 중력重力, gravity이라고 불렀고, 거리를 두고도 작용하는 힘, 즉 원격 작용이 가능한 힘이라 생각했다. 지구와 달은 직접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지구는 달을 항상 우리 쪽으로 잡아당긴다. 뉴턴은 케플러의 세 번째 법칙을 이용해 인력의 세기를 수학적으로 추정했다. 지구가 사과를 잡아당겨 떨어뜨리는 바로 그 힘이 달이 원 궤도를 따라 운동하도록 지구가 달을 잡아당기는 힘이었다. 뿐만 아니라 뉴턴은 그 당시 발견된 목성의 달들이 목성의 주위를 궤도 운동하도록만드는 힘도 바로 목성의 중력임을 밝혔다. (157p)
물체가 떨어지는 일은 태초부터 있었다. 달이 지구 둘레를 돈다는사실은 까마득한 옛적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 현상이 같은 힘에 따라 일어난다는 엄청난 사실을 최초로 알아낸 사람이 뉴턴이었다. 뉴턴의 중력 법칙을 만유인력萬有引力의 법칙‘ 이라고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뉴턴의 중력 법칙은 우주 어디에서나 성립하는 범우주적 성격의 보편 법칙이기 때문이다. (157p)
만유인력은 거리 역제곱의 법칙이다. 인력의 세기는 두 물체 간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두 물체 사이의 거리를 2배로 늘리면 둘 사이에작용하는 인력의 세기는 4분의 1로 약해진다. 만약 거리를 10배로 늘리면 인력은 10의 제곱 = 100, 즉 100분의 1로 약해진다. 확실히 인력은 거리와 반비례 관계여야 한다. 즉 거리가 멀어지면 힘은 줄어야 마땅하다. (157-158p)
행성 운동에 관한 케플러의 세 가지 법칙은 모두 뉴턴의 중력 법칙에서 유도해 낼 수 있다. 케플러의 법칙은 경험 법칙으로서 튀코 브라헤가 공들여 모은 관측 결과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한편 뉴턴의 중력법칙은 이론 법칙으로 비교적 간단한 수학적 공식으로 기술된다. 궁극적으로 튀코 브라헤의 모든 관측 결과를 우리는 뉴턴의 중력 법칙 하나에서 추론해 낼 수 있다. 뉴턴은 『프린키피아 Principia」에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설명하기에 앞서, "나는 이제 세계의 기본 얼개를 선보이겠다." 라고 자랑스럽게 선언한다. (1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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