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49년부터 작가로 활동했다. 따로 글쓰기를 배운 것이 아니라 혼자 습작을 통해 작가가 되었다. 그러니 내게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글쓰기 이론 따위는 없다. 글을 쓸 때면 나는 그저 내가 그래야만 할 것 같은 모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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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날 당시 나의 부친과 친조부는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건축가로 활동했다. 나의 외조부는 그곳에서 양조장을 운영했다. 그는 수제 맥주 ‘리버 라거’로 파리 박람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 맥주의 비밀 재료는 커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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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나는 "여기에서 나는 거의 모든 것에서 똥을 깨끗이 닦아 내고 있어."란 말과 "고통스럽지 않아."란 말, 나의 형과 누나가 했던 이 두 가지 말이 나의 소설들의 두 가지 주요 주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은 장편소설들을 쓰기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팔았던 작품들이다. 이 책에는 자유 기업의 산물들이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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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요커>에서는 내 책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를 ‘자기도취적인 킥킥거리는 웃음을 연속적으로 유발하는 책’이라고 평한 적이 있다. 이 책 또한 그럴지도 모른다. 아마도 독자들은 나를 잠옷 차림으로 바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작은 물고기를 찾거나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흠모하듯 바라보고 있는 흰 바위 위의 소녀라고 상상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13/745p)

또 다른 커다란 변화는 참치가 식용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 60여 년 전에 일어났다. 반스터블의 어부들은 참치를 ‘말 고등어’라고 부르며 참치가 잡힐 때마다 욕설을 퍼붓고는 했었다. 계속 욕설을 퍼부으며 어부들은 참치를 잘게 토막 내서 다른 말 고등어들에게 경고가 되도록 바다에 도로 던져 버리고는 했다. 용감해서인지 아니면 그냥 멍청해서인지 참치는 그래도 달아나지 않았고 그 덕택에 현재 ‘반스터블 참치 낚시 대회’라고 불리는 노동절 뒤에 열리는 축제가 생겨나게 되었다.
(22/718p)

마을 사람들이 해낸 발견 가운데 살면서 앞으로도 배우게 될 또 다른 발견은 홍합을 먹어도 즉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반스터블 항구는 곳곳이 홍합으로 그득하다. 하지만 누구도 홍합에는 결코 손대지 않는다.
(22-23/718p)

그는 단어 하나를 찾아냈다. "우리는 드루이드교의 사제입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드루이드교는 기원전 고대 켈트족의 종교로 기원 1세기경 쇠퇴하여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서 정확한 정보는 없는 종교이다. 만물에 정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애니미즘적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점술과 마법을 부리고, 영혼불멸과 윤회, 전생을 설법하며 죽음의 신을 세계의 주재자로 믿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드루이드교의 사제로는 아서 왕의 전설에 나오는 마법사 멀린이 있으며, ‘드루이드교의 사제’라고 하면 고대의 비밀스럽고 마법사처럼 신비로운 사람들의 이미지가 연상된다.

(1964년)

(29/718p)

2081년, 모든 사람이 마침내 평등해졌다. 사람들은 신과 법 앞에서만 평등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모든 면에서 평등했다.
(30/718p)

그래도 아직 생활면에서는 그다지 잘 돌아가지 않는 부분이 더러 있었다. 예를 들면, 4월은 여전히 봄철답지 않아서 사람들을 미치게 했다. 그리고 바로 그 축축한 달에 핸디캡 부여 사령부 요원들이 조지 버저론과 헤이즐 버저론 부부의 열네 살짜리 아들 해리슨 버저론을 잡아갔다.
(30/718p)

"맞아." 조지가 말했다. 조지는 지금 감옥에 갇혀 있는, 표준에서 벗어난 자기 아들 해리슨에 대한 생각이 어렴풋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머릿속에 스물한 발의 예포 소리가 울리는 바람에 그 생각을 멈추게 됐다.
(34/7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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