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이 밖으로 나온 인간이었다. 확장된 뇌의 한가운데에, 해체된 조그만 몸이 위치해 있는. 이런 말도 안 되는 형태로 내 몸을 배치해놓고, 나는 나 자신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숨 : EXHALATION> (83/617p)
나의 의식은 이런 미세한 금박 조각들의 위치에 의해 부호화되어 있다고 할 수도 있었지만, 좀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 금박 조각들을 움직이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기에 부호화되어 있다고 하는 쪽이 더 정확했다. <숨 : EXHALATION> (85/617p)
공기는 사실상 우리의 사고가 각인되는 바로 그 매체였다. 우리라는 존재 자체가 공기 흐름의 패턴이었다. 나의 기억은 박편에 팬 홈이나 개폐기의 위치가 아니라, 지속적인 아르곤의 흐름으로서 각인되는 것이다. <숨 : EXHALATION> (85/617p)
빨라진 것은 탑시계들이 아니었다. 우리의 뇌가 느리게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탑시계는 템포가 변하지 않는 진자, 혹은 유속의 변화 없이 관 속을 통과하는 수은의 흐름에 의해 움직인다. 그러나 우리의 뇌는 공기의 흐름에 의존해 작동한다. 공기의 흐름이 감속하자 우리의 사고도 느려지면서 시계가 더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숨 : EXHALATION> (87/617p)
그러나 생명의 실제 원천은 기압 차이이다. 공기가 밀도가 높은 공간에서 낮은 공간으로 흐르는 현상 말이다. 우리 뇌의 활동, 우리 몸의 움직임, 우리가 지금까지 만든 모든 기계들은 공기의 움직임, 각기 다른 압력들이 서로 균형을 맞추려는 과정중에 발생하는 바로 그 힘에 의해 작동한다. 우주 어디를 가도 압력이 똑같다면 공기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그 무엇도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 언젠가는 우리도, 움직이지 않는 공기에 둘러싸여 공기에서 아무런 혜택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다. <숨 : EXHALATION> (89/6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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