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의 법칙Zipf’s law이라고 불리는 이 모양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바로 그 반비례 관계(1/x)를 보여준다. 즉, 단어 빈도가 지프의 법칙을 따른다는 말의 뜻은, 두 번째로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첫 번째 단어보다 1/2의 빈도로 쓰이고, 세 번째 단어는 첫 번째 단어보다 1/3의 빈도로 쓰인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51/389p)

증가하지 않고 감소하는 기하급수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1, 1/2, 1/4, 1/8, 1/16…의 식으로 매번 절반으로 줄어드는 급수도 기하급수다. 계산기를 눌러보면, 항의 크기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급격히 줄어드는 기하급수의 n번째 항을 수식으로 적으면 1/2n의 꼴이 된다. 바로 지수함수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52-253/389p)

잠잠하다가 갑자기 확 어떤 일이 벌어지고, 또 한동안 잠잠하다가는 다시 어떤 일이 후다닥 여러 번 연달아 일어나는 현상을 ‘버스트burst’라고 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55/389p)

버스트
잠잠한 휴지기가 이어지다가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활발한 활동이 빈번히 일어나는 활동기가 발생하는 현상을 뜻한다. 뇌 안 신경세포들도 상대적으로 긴 휴지기 이후에,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연달아 발화하는 버스트를 보이기도 한다. 사람의 활동 중에도 버스트가 자주 관찰된다. 주어진 업무를 수행할 때도, 길고 짧은 휴지기 사이사이에, 업무에 집중하는 활동기가 존재하고는 한다. 사람의 행동 방식의 동역학적 특성을 연구하는 인간동역학human dynamics 분야에서도 인간 활동의 버스트 현상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59/389p)

자연에서 벌어지는 마구잡이random 사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불안정한 상태의 원자에서 입자가 튀어나오는 방사능 붕괴radioactive decay다. 입자가 튀어나온 시간을 모아서 연속한 두 붕괴 사건 사이의 시간 간격 t를 구해보면 확률분포가 나오는데, 이를 푸아송분포Poisson distribution라 부른다. 시간 간격이 다 고만고만하게 평균값 주변에 몰려 있는 마구잡이 분포라고 이해하면 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61-262/389p)

바라바시는 논문에서 인간동역학human dynamics이라는 용어를 제안하면서, 사람들이 이메일을 받은 시간(t1)과 그 메일에 답장을 보낸 시간(t2)을 모아, 둘 사이의 시간 간격 t=(t2-t1)의 확률분포를 구했다. 결과는 놀랍게도 방사능 붕괴나 버스 도착과는 확연히 다른 멱함수power-law function (P(t)~t-a) 꼴이었다. 그 의미만 줄여 설명하면, 시간 간격 대부분은 짧아서, 우리는 그때그때 보자마자 많은 이메일에 답하지만, 어떤 이메일에는 정말로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답장을 보낸다는 뜻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62/389p)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 안에서 사람들이 보여주는 시간에 따른 동역학적인 특성은, 몇 개의 구성요소만이 관여하는 단순한 자연현상과 다를 때가 많다. 사람은 많은 이들과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63/389p)

푸아송분포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푸아송Simeon-Denis Poisson이 19세기에 발견한 확률분포를 말한다.
예를 들어, 한 가게에 1시간에 평균 10명의 손님이 온다고 해보자. 지금부터 1시간 안에 15명 이상의 손님이 올 확률을 구할 때 이용할 수 있다. 사건이 일어날 빈도의 기댓값이 λ일 때 그 사건이 일어난 횟수가 k일 확률은 푸아송분포에서 P(k)=e-λλk/k!가 된다. 매번 사건의 발생이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하다.
위에 언급한 사건이 푸아송분포에 따라 일어난다면, 평상시보다 50%가 늘어나 15명 이상의 손님이 올 확률은 8.3%다.
스포츠 경기에서 한 선수의 경기당 득점도 푸아송분포를 따른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선수의 득점은 독립적이라는 의미다. 전반전에 한 선수가 평시보다 훨씬 더 많은 득점을 올렸다고 해서, 후반전에도 득점을 많이 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71/389p)

그리고 거리의 평균을 구할 때 많이 쓰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위치의 표준편차(혹은 위치의 제곱평균제곱근 값)를 구하는 거다. 간단히 계산해보면 걷기 시작한 후로 시간 t가 흘렀을 때, 만취자가 처음 위치에서 벗어난 거리는 루트t(=t1/2)에 비례한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 즉, 처음 위치에서 멀어진 거리는 시간의 제곱근에 비례해 늘어난다. 거꾸로, 만약 원점에서 벗어난 거리를 재보니 루트 t의 꼴이 된다면 그 움직임이 마구걷기와 흡사하다고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74/389p)

브라운이 관찰한 꽃가루처럼 마구잡이로 움직이는 운동을 브라운 운동, 그리고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입자를 브라운 입자라고 한다. 브라운 운동에 대해 성공적인 설명을 정량적으로 제시한 사람이 바로 유명한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다.
물리학자들은 1905년을 기적의 해라고 부른다.
그 한 해에 아인슈타인은 당시의 물리학 토대를 송두리째 바꾸는 세 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빛의 속성을 새롭게 밝힌 광전 효과에 대한 논문, 시간과 공간의 기존 관념을 뒤흔들어놓은 특수상대성이론에 대한 논문, 그리고 바로 이 글의 주제인 마구걷기를 하는 브라운 입자의 운동에 대한 논문이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75/389p)

여러 생명체의 DNA 염기서열을 이용해 처음 위치로부터 거리의 평균값을 구해 ta의 꼴로 적으면 흥미롭게도 a의 값이 1/2보다 확연히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즉, DNA 염기서열은 A, T, G, C가 마구잡이로 배열된 것이 결코 아니며 정보가 들어 있음에 분명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인 연구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78/389p)

직접 해보면 거리가 ta의 꼴로 변한다고 할 때 a=1/2에 아주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주가의 변화는 술 취한 사람의 마구걷기와 흡사하지만, DNA 염기서열은 결코 마구걷기로 기술될 수는 없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78-279/389p)

마구걷기
가장 단순한 형태의 마구걷기는 술에 만취한 사람의 움직임과 닮았다. 1초에 한 번씩 확률 p로 동쪽으로 한 걸음, 확률 q(=1-q)로는 서쪽으로 한 걸음을 옮기는 사람의 움직임이 1차원 마구걷기다.식물학자 브라운이 현미경으로 관찰한 꽃가루의 브라운 운동도 마구걷기다. 꽃가루 입자는, 현미경으로는 관찰할 수 없는 주변 분자들의 마구잡이 열운동의 영향으로, 이리저리 움찔움찔 움직이는 마구걷기를 한다. 주식시장에서 주가의 움직임을 마구걷기로 기술하기도 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80/389p)

지수함수
한 일꾼이 1원으로 시작해 매일 전날 품삯의 2배를 달라고 하면, 한 달 후에는 하루 품삯이 얼마나 될까? 매일매일의 품삯이 늘어나는 것은 지수함수를 따라서 2x의 꼴이 되는데, 계산해보면 30일 뒤의 하루 품삯은 10억 원이 넘는다. 이처럼 지수함수는 아주 빠르게 늘어나는 함수다. 만약 f(x)=ax의 꼴로 적히는 지수함수에서 a<1이면 거꾸로 이 함수는 아주 빠르게 줄어든다. 신문지를 펼쳐놓고 33번을 연이어 절반으로 접으면 신문지의 폭은 원자 하나보다도 작아진다. xb의 꼴로 주어지는 멱함수에 비해, ax의 꼴로 적히는 지수함수는 a>1이면 아주 빠르게 늘어나고, a<1이면 아주 빠르게 줄어든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90/389p)

처음의 양을 1이라고 하고, 시간 t가 지나면서 그 양이 줄어드는 꼴이 일정한 반감기 T를 가지면 주어진 양은 (1/2)t/T의 꼴로 적힌다. 이 식에서, t=T면 처음의 1/2이 되고 t=2T면 1/4이 되므로 t가 T, 2T, 3T…로 늘어나면 1/2, 1/4, 1/8의 형태로 계속 절반씩 줄어들기 때문이다. 책의 반감기를 구하는 것이 의미가 있으려면, 이처럼 판매량이 지수함수의 꼴을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어야 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296/389p)

80 대 20의 법칙을 따르는 어떤 양 x의 분포함수 P(x)의 꼴을 계산해보면 P(x)~x-2.2이며, 이 경우 지니계수는 0.76 정도로서, 불평등도가 상당히 심한 경우에 해당한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300/389p)

P(x)~x-2.8의 꼴을 이용해 계산해보면 우리나라 도서시장은 80 대 20 법칙이 아니라 64 대 36 법칙을 따른다는 이야기도 할 수 있다. 즉, 약 1/3의 책들이 전체 도서 총 판매량의 2/3 정도를 차지한다는 말이다. 책의 판매량에 대해 지니계수를 구하면 그 값은 0.38이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근로소득 지니계수인 0.47(2016년 추정치)보다는 작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301-389p)

우리는 매 순간 미래를 향해 한 걸음씩 시간의 축을 따라 걸어간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래서 한자로 未來다.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은 분명히 다르다. 걸어온 길은 고개를 돌려보면 딱 하나 외길로 보이지만, 걸어갈 길은 짙은 안개 속에 싸여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뉴턴의 고전역학은 무지의 안개를 몰아내고 우리 앞에 놓인 미래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아뿔싸! 안개 걷힌 미래는 외나무 다리였다. 고전역학의 결정론은 미래가 딱 하나로 이미(旣) 정해져 있어 기래(旣來)라 불러도 무방하다고 속삭인다. 내가 마음을 바꿔 다른 길을 택해도, 그렇게 마음을 바꿀 것도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고 주장한다.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결정론의 삭막한 외길에서 우리는 과연 벗어날 수 있을까. 내일 걸어갈 길을 나는 내 맘대로 고를 수 있는 걸까.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320/389p)

뉴턴Isaac Newton의 고전역학은 결정론의 세상을 보여준다. F=ma라는 한 줄의 식으로 적히는 뉴턴의 운동법칙은 대부분의 독자가 들어보았을 바로 그 유명한 식이다. 이 식의 오른쪽에 등장하는 a가 바로 가속도다. 뉴턴의 운동방정식은 힘(F)이 주어졌을 때 질량이 m인 물체의 가속도가 어떻게 결정되는지(a=F/m)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322-323/389p)

이처럼 뉴턴의 운동방정식을 통해 가속도를 구하면(a=F/m), 그로부터 물체의 미래 속도를 알 수 있다. 딱 한 시점의 속도가 아니라, 1초 뒤, 2초 뒤, 그리고 한참 후의 미래의 속도도 모두 알 수 있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323/389p)

사실 가속도는 속도의 미분(a=dv/dt)이고 속도는 물체의 위치의 미분(v=dx/dt)으로 적혀서 F=ma는 미분이 들어 있는 미분방정식이다. F=ma로부터 속도와 위치를 구하는 것은 미분의 반대 과정인 적분이다. 우주는 미분으로 기술되고 적분으로 움직인다.

-알라딘 eBook <관계의 과학> (김범준 지음) 중에서 (324/3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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