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본질》에서 포이어바흐는 신을 인간이 만들었다고 선언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좀 너무 나갔습니다.
어떻게 나갔느냐면, 인간이 만들어낸 신의 모습이야말로 사실은 인간의 모습이라고 하면서, 인간을 신의 위치에 올려놓았어요.
다시 말하자면 변하지 않는 신의 본질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질이라는 거죠.
사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오랫동안 축적된 지식을 통해, 인간의 문화와 행동방식과 사고방식이 환경이나 삶의 조건,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포이어바흐에게는 변하지 않는 기독교의 본질이, 인간의 변하지 않는 본질로 보인 것입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 식으로 얘기하자면, 포이어바흐는 인간에 대한 이데아를 발견했다고 말한 것이지요. 그야말로 ‘형이상학적’ 인간상을 그린 것입니다. (128/36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