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런 식의 주관적 관념론이 발전하면 결국은 ‘불가지론’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도대체 인간이 실체적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느냐고 하면, 그럴 수 없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해서 들어오는 정보들이 과연 믿을 만한 것인지 아무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죠. 저 창밖의 나무가 존재하는 것도 의심하는 사람이 뭘 믿을 수 있겠어요? 모든 것이 의심되지요. 결국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불가지론’에 빠지게 됩니다. (51/364p)
‘철학의 근본문제’와 관련된 또 한 가지 중요한 측면이 제기됩니다. 그것은 ‘인간이 물질세계를 인식할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유물론자들은 인간의 외부에 객관적으로 물질이 존재하고, 우리가 감각기관을 통해 얻는 정보는 그 물질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에 관념론자들은 인간의 의식이 물질세계를 객관적으로 반영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결국 유물론의 관점에 서느냐 관념론의 관점에 서느냐에 따라서 판단이 확연히 갈리게 되지요. (51-52/36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