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던 골목에는...
나무 그늘을 지붕처럼 덮고 있는 가게는 더께가 앉은 물건들이며 발처럼 드리운 까만 고무줄 묶음이며 더도 덜할 것도 없이 구멍가게라는 표현이 딱 맞는 그런 가게이다. 그리고 그 사이, 나무와 작은 가게 사이에 섬처럼 평상이 하나 놓여 있다. 오고가며 비비댄 엉덩이들로 인해 닳고 닳은 때가 반질반질해진 평상이 있는 곳. 길은 그곳에서부터 시작된다. (36/30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