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왜 우리가 이 인식표를 다는지 아니?‘ 어느 날 그가 내게 물었습니 다. 그건 우리가 죽었을 때, 우리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서야. 그리고는 그는 빈정거리는 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너, 그들이 정말로 우리의 유해를 찾으리라고 생각하니? 뭐, 언젠가는 찾을 거라고 해두지. 이런 생각이 나에게 위로가 된다고 네가 믿는다면 말이야! 일단 전쟁이 끝나고 난뒤, 유해를 찾는 일보다 더 큰 위선은 없을 거야. 난 말이지, 그런 친절이라면 받고 싶지 않아. 내가 잠들어 있을 곳에 나를 그대로 평화롭게 내버려 두기를! 이 개 같은 인식표일랑은 공중에나 던져 버릴 거야.‘ 그리고 실제로 어느 화창하던 날, 그는 그것을 던져버렸고 그 뒤 다시는 차고 다니지 않았습니다."(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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