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면 도시는 한산해진다. 침묵, 먼지, 태양 그리고 페스트가 길에서 서로를 만나는 시간이다. 잿빛의 커다란 집들을 따라서 더위가 마치 강물처럼 끊임없이 흐른다. 포로처럼 붙잡힌 채 보내는 길고 긴 이 시간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도시 위로 붉게 타오르는 석양이 무너지듯 쏟아져 내리기 시작하면 비로소 끝난다.(240-241/6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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