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되자 그들은 그토록 깊은 심연과 저 높은 정상 사이에서 갈 길을 잃어버려 살아간다기보다는 오히려 표류하고 있었고, 갈 곳 없는 나날들과 쓸데없는 추억들에 내버려진 채 자신들의 고통의 대지에 단단히 뿌리박고 있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어야만 비로소 버틸 수 있는 떠도는 그림자들이었다.(142/66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