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다지 살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 아닌가. 근본적으로 따지고 보면 서른에 죽으나 일흔에 죽으나 별 중요한 차이가 없다는 것을 나는 모르지 않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중 어느 경우가 됐든 다른 남자들과 다른 여자들은 여전히 살아갈 것이며, 이것은 수천 년 동안 지속되어 온 일인 것이다. 결국 그보다 더 확실한 것은 없었다. 지금 죽든 20년 후에 죽든, 어쨌든 죽는 것은 항상 나였다. (213/26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