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때는 아주 오래전 내가 나 자신의 충만함을 느끼곤 하던 바로 그 시각이었다. 그 시절, 그 시간대에 나를 기다리던 것은 언제나 가볍고도 꿈 없는 잠이었던가. 하지만 무언가가 바뀌었다. 다음 날의 예비와 더불어 내가 다시 발견한 것은 나를 가두는 감옥이었으니 말이다. 여름 하늘 속에 그어지는 친숙한 길들은, 그것들이 무구한 잠으로 이어졌던 것만큼이나 쉽사리 감옥으로도 다다를 수 있는 것이었다.(182/26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