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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나의 종말
신주희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평점 :
<청맥살롱>의 서평단 모집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세상의 끝을 바라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이비 종교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만난 네 명의 아이들이
각자 받은 상처와 학대 속에서 '종말'을 통해
스스로를 구원하려는 이야기를 그린다.
아이들이 바라는 '종말'은 마냥 모든 게 사라지자는
허무한 생각이 아니다.
앞으로 계속될 미래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아주 강한 바람이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나 자신의 마음도 돌아보게 되고,
'나답게 살다가 나답게 끝내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알 수 없는 미래가 주는 불안감과 왠지 모를 답답함이
얼마나 큰 고통이 될 수 있는지
이건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느끼는 마음과도 같다.
'종말'은 사실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무서운 파괴나 끝과는 다르다.
주인공들이 '오늘의 유서'를 쓰며
자기들만의 '종말'을 준비하는 모습은,
그저 끝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 삶의 마지막과 새로운 시작을 정하려는 노력이다.
소설은 종말을 바라던 주인공들이 서로를 오해하고, 배신하고
관계가 틀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며
삶의 아이러니를 말해준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결국
'사라지지 않는 마음'은 살아남아
더욱 빛나는 '오늘'을 만들어낸다.
작가가 말했듯이,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유서를 쓰는 동안 가장 생생하게 살아 있는 존재가 된다"는 메시지는
우리에게 절망 끝에서도 삶의 가능성을 찾고,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살아가야 할 이유를 다시 한번 알려준다.
📖 p10~11
하나야,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뭔지 아니?
...
죽는거다.
...
천국에서 다시 사는 게 제일 어려읜 일 아니고요?
다시 사는 것도 먼저 죽어야 할 수 있는 일이지.
📖 p40
종말이 하나님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주하나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었다. 망각.
📖 p96
네 종말이 탈출이라면 나는 도망.
📖 p229
그는 자신이 망가졌다고 느꼈고, 회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러니 제발 종말이 오길 바랐다. 그다음 버텨야 할 세상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 p234
그러고 보니 어렴풋이 종말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고통을 고통으로 잊는 것. 잠시 후 마음속에 기이한 평화가 깃들었다. 나답게 살다가 나답게 종말하는 것.
📖 p251
물론 세상의 많은 것들이 한없이 무의미해서 얼른 끝나길 바란 적도 있었다. 성화고를 빠져나온 뒤, 살아 있다는 사실이 실패한 것처럼 느껴졌고, 실패했으니 허무함이라는 벌을 받는 거라고 생각했다.
📖 p252
무의미하면 사라져야 하는 걸까?
💬 이런 주제 너무나도 사랑한다. 💕
작가님의 문장 하나하나가 위로가 되고 와닿는다.
내가 늘 생각하던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
어쩜 이런 주제를 소설로 썼을까?
딱 나의 마음같아서 놀라울 따름이다.
삶을 돌이켜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