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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대꾸하면 안 돼요? ㅣ 창비아동문고 255
배봉기 지음, 이영경 그림 / 창비 / 2010년 5월
평점 :
이 책은 동극이다. 말하자면 무대에서 공연하기 위한 어린이 대본이다. 책의 저자는 동화읽기와 다른 방식으로 이 책을 읽기를 아이들에게 당부한다. 동극은 동화에 비해 이야기 속 인물과 사건의 묘사와 설명이 많은 부분 생략되어 있으므로 이 부분을 아이들이 채워 넣는 ‘즐거운 상상 놀이’가 되기를 바란다.
아이들의 읽을거리 중에서 동극은 찾아보기 힘든 장르이다. 처음 접하는 아이들은 무척 생소하게 느
낄 것이다. 무대에 대한 해설이 있고 지문과 노래가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주를 이룬다. 대사를 읽어나가면서 그 의미 찾기를 시도해야 한다. 언뜻 어려워 보이지만 읽다보면 자연스레 글 사이의 의미들이 저절로 떠오른다. 다섯 편의 극을 퍼즐 맞추듯이 읽어나가다 보면 상상너머로 그 극을 공연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야, 우리 집을 짓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청개구리 이야기를 각색해서 지은 글로 주변의 말류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끝내는 튼튼한 집을 짓는 청개구리 가족 이야기이다.
<달려라 바람아!>는 애완고양이로 길들여졌다가 버려진 도둑고양이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극복하고 쥐를 잡아먹고 사는 들고양이의 본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여 마침내 자유를 찾아 들로 나가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로 그려진다.
<베짱이이 노래>는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에서 모티브를 빌려와 예술에 대한 시각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숲이 준 마법 초콜렛>은 삶이 급박하고 쉴 새 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요즘의 아이들에게 천천히 가면서 느끼고 만날 수 있는 느림의 미학을 전하고 있다.
<말대꾸하면 안돼요?>는 말대꾸를 하는 것이 버르장머리가 없는 짓이 아니라 어른과 아이를 떠나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하여주는 이야기다.
가장 인상적인 글은 <말대꾸하면 안돼요?>라는 대본이다.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말이 막히면 쉽게 던지는 말이 “어디서 엄마한테 말대꾸야? 조용히 하지 못해?”이다. 그런대 말대꾸를 하지 않으면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어떻게 소통이 이루어지겠는가? 참 어리석은 짓이 아닐 수 없다. 어려운 소통의 문제를 쉽고 재치 있게 풀어내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