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노벨레 (구) 문지 스펙트럼 9
아르투어 슈니츨러 지음, 백종유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려운 책이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책을 한 번밖에 읽지 않아서 그런지 통 모르겠다.

이야기전개로만 보자면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시시한 내용이다. 다른 남자를 보고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준비를 했다는 아내의 고백과 남편인 자신이 보는 앞에서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누는 꿈을 꿨다는 아내의 이야기를 들고 이를 질투한 나머지 아내에게 복수를 결심하고 사창가나 아내 이외의 다른 여인들을 찾아 탐닉하다가 결국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서로를 용서하고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간다는 내용이다. 식상하기 그지없는 내용이다. 게다가, 1장에서 이미 이 부부가 행복할 결말은 맞을 것이라고 암시하고 있다.

 이렇게 간단한 메시지를 주는 책이 고전으로서 지금까지 읽혀질리 만무하다는 생각했다. 일단 기획의 말에서 프로이드의 심리분석을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책이라 하니 먼저 프로이드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고 인터넷 검색창을 두드렸다.

프로이트는 꿈이란, 내가 이해한 바로는, 아직 실현하지 못하였거나 억눌린 욕망·본능의 표출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꿈은 소원성취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알베르티네의 꿈은 현실 속에서 이루지 못한 본능적인 욕구를 표현하고 있는 것일까?

 사람은 누구나 다 한번쯤은 현실에서의 일탈을 꿈꾼다. 아이들 없이 떠나는 여행, 남편이 없는 새로운 삶... 어디로든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자 하는 욕구는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새로운 세계를 탐험코자 하는 욕구를 가진 인간에게 또 다른 세계라고 볼 수 있는 아내나 남편 이외의 다른 인간에 대해 그러한 본능적 욕구가 없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알베르티네의 꿈은 그녀가 현실에서 충족하지 못한 본능적 욕구의 분출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짧은 소견이나마 이러한 관점으로 본다면 프로이트가 슈니츨러를 찬양한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그 이론의 정수를 한편의 짧은 산문으로 분출하였으니까 말이다.

 어쩌면 꿈을 통해 아직 실현되지 않은 혹은 억제된 본능적 욕구를 분출하면서 어느 정도 그에 대한 갈망·갈증·그리움 등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알베르티네가 다시 자신의 본연의 자리를 찾았던 것처럼.

 게다가, 이 책은 사회적·윤리적·이성적 관념의 테두리에 갇혀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인간 본연의 본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인간은 왜 본성적으로 생활하지 않고 수많은 규제와 규율을 만들어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을까? 인간은 왜 스스로를 규제안에 가두었을까? 무엇이 그렇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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