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 창비아동문고 175
박기범 지음, 박경진 그림 / 창비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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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상처받은 아이들

  오늘날 교육계의 현실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가슴에 응어리를 안고 생활한다.

선생님들은 교재연구, 수업, 행정업무에 하루 종일 시달린다. 그러다 보니 한반 35명 아이들에게 모두 관심을 쏟을 수 없다고 하소연 한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가슴에 저마다 상처를 않고 학교에 와서 아이들과 한바탕 떠들고 “선생님은 나만 미워해, 나만 차별해...”라는 말을 남기며 치유받지 못한 자신의 상처를 안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학교생활의 악순환이다.

  부모들은 모른다. 자신의 아이가 어떤 상처를 안고 있는지...

  “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라는 그럴듯한 포장을 하여, 그저 부모가 원하는 만큼의 성적, 부모가 원하는 태도와 행동, 있는 듯 없는 듯 부모의 뜻에 순응하며 지내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 그러다 아이가 이에 부응하지 못하면 “넌 왜 그 모양이니”하며 화내고 비난하고 책망한다.

  아이들은 상처받는다. ‘나는 왜 이 모양이지? 난 정말 이것밖에 안 되는 걸까? 그래 맞아. 나는 이것밖에 할 수 없어. 원래 난 그런 놈이야’하고 결론을 내린다. 부모의 말대로 자신을 틀에 가두어 버린다.

  아이들은 앞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에너지를 잃어버리고 매사에 무기력해진다. 이런 아이들을 보고 부모들은 또다시 닦달한다. “너 왜 매사에 그렇게 자신감이 없니? 왜 이리 축 늘어져 있어? 자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니?”하며.......  게다가, 아이들이 신명나게 놀 때 혹은 뭔가를 하고 싶어 할 때, “애야, 그건 나중에 커서 해도 돼. 지금은 공부를 해야 할 때야. 나중에 하자” 하며 아이들의 몰입을 방해한다. 정작 아이를 무기력하게 만든 것은 부모들 자신이면서.......

  악순환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사람을 어느 누구도 아닌 부모들 자신이다. 학교 성적은 벽장에다 쳐박아 놓고 내 아이가 현재 안고 있는 갈등은 무엇인가, 고민은 무엇인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꿈은 무엇인가? 같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갈등하자.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의 성적 말고 자신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것에 감동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필요도 없다. 그 문제에 공감만 해주면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낸다. 어느새 아이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신의 아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부모가 몇이나 있을까 생각해 본다.

II. 이 세상에 문제아는 없다

 “나는 문제아다. 선생님이 문제아라니까 문제아다”

 “나는 나를 문제아로 보는 사람한테는 영원히 문제아로만 남게 될 것이다”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주인공 창수는 자신을 문제아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틀(고정관념)에 의해서 문제아가 되어버렸다. 어른들이 문제아를 만든 것이다. 주인공은 어쩌다 문제아라는 것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속마음은 평범한 보통아이로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주위의 계속되는 편견 속에서 자신에게 직면한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 없이 상황을 그대로 수용하고 만다.

III. 동화 <문제아>에 대하여

  첫째, <문제아>를 읽고 어른들의 부재에 대해 생각했다.

  먼저 편부나 편모일지라도 부모가 제대로 주인공 창수 곁에서 창수를 보다듬을 수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 본다. 다음으로 선생님들의 무관심을 볼 수 있다. 선생님들이 아무리 교재연구, 수업, 행정업무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할지라도, <문제아>에 나오는 두 분의 선생님이 창수와 창수가 겪어내고 있는 환경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가지고 대했더라면 과연 그런 말과 태도를 보일 수 있었을까?

  <문제아>에서는 이 사회에 반드시 있어야 할 어른들의 부재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 사회에는 수없이 많은 어른들이 있지만 진정한 어른들이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둘째, 주인공 창수가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그대로 수용한 결말을 보여준 <문제아>를, 만일 실제상황에서 창수와 같은 환경에 처해 있는 아이가 읽었다면 무엇을 느끼고 행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주인공이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아이에게 좀 더 용기를 줄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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