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냄새 나는 책 속으로 빠져 보자!

불량한 자전거 여행 ㅣ 창비아동문고 250
김남중 지음, 허태준 그림 / 창비 / 2009년 7월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살포시 입가에 미소가 내려앉는 책이다.

첫 장을 열고 읽어 나가기 시작했을 땐 “또 가정불화, 이혼이야기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인공 호진이는 그러한 암울한 가정에서 일찍 빠져나와 자전거여행을 시작한다.

광주에서 출발하여 부산, 안동, 속초를 거쳐 통일전망대까지 11박 12일간의 자전거 순례단!

읽는 내내 우리나라의 자연풍광과 더불어 햇빛이 쏟아지는 길 위에서 퐁퐁 솟아나는 옹달샘처럼 땀을 뿜어내며 질주하는 그들의 모습이 내내 가슴을 뛰게 했다.

그들이 지치면 같이 지치고 그들이 환호하면 같이 환호했다.

호진이는 12일간의 여행을 통하여 처음 출발할 때에는 예상하지도 못했던 자신을 찾는 여행을 하게 된다. 타들어 갈 듯한 태양에 시들고, 습한 더위와 아스팔트의 열기에 휘둘리고, 먼지나는 땅을 나뒹굴고, 끝없이 쏟아지는 빗속을 질주하면서 결코 이겨낼 수 없을 것 같던 자신의 한계를 점점 넓혀나간다. 그러면서 차츰 자신의 내면과 만나게 된다.

작가의 실제 경험이 아니고는 나올 수 없는 이야기이다. 그는 자전거 광팬이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길 위의 경관과 모습, 순례단의 숨소리조차 들리는 듯 선명하게 와 닿는다. 실제로 자전거 순례를 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그의 입담 속으로 빠져들어 자전거로 우리의 국토를 횡단하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들인다.

12일 만에 훌쩍 성장한 호진이는 엄마, 아빠와 다시 한 가족으로 뭉치기 위해 누구도 생각지 못한 어마어마한 계획을 세운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도 호진이의 계획 속에 빠져들어 또 다른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책을 덮으면서도 웃음을 띠는 이유이다.

우리의 주인공 호진이가 자신의 고민을 어떻게 풀어내고 또 어떤 계획으로 엄마 아빠를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 뭉치게 하는지 태양이 지글거리고 땀 냄새 물씬 풍기는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도대체 호진이의 가족뭉침계획은 과연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