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중용 - 2,400년간 내려온 잘 사는 삶의 이치
최종엽 지음 / 유노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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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수록 이 책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말이 아니라, 스스로를 향한 약속처럼 느껴집니다.

도는 잠시도 떠날 수 없다고 합니다. 떠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도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군자는 누가 보고 있느냐보다, 지금 내가 어떤 마음으로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도 경계하고, 아무도 듣지않는 곳에서도 스스로를 삼갑니다.
숨은 것처럼 잘 드러나는 것이 없고, 미세한 것처럼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삶은 큰 선택보다, 아무도보지 않는 순간의 태도에서 드러납니다. 그래서 군자는 '홀로 있음'을 가볍게 여기지 않습니다.

부귀할 때는 부귀한 자리에서 마땅한 도리를 행하고, 빈천할 때는 빈천한 자리에서의 도리를 따르며, 낯선 땅에 있으면 그땅에 맞는 도를 따르고, 환난 속에서도 환난의 도리를 잃지 않는다고 합니다.
상황이 삶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속에서 내가 어떤 기준을 놓지 않는가가 삶의 방향을 만듭니다. 그래서 군자는어떤 자리에 있든 스스로를 잃지 않고, 결국 얻지 못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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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오래 남는 문장이 있습니다. 남이 한 번에 익히면 나는 백 번을 하고, 남이 열 번에 익히면 나는 천 번을 해서 결국익숙해지겠다는 다짐입니다.

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

이 문장은 재능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태도에 대한 고백에 가깝습니다. 우매함과 유약함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는 순간에 굳어집니다. 계속하면 명민해지고, 끝까지 하면 강해진다고 합니다. 배우지 않으면 몰라도, 배우기로 했다면능숙해지기 전에는 멈추지 말라고 합니다. 묻지 않으면 몰라도, 묻기로 했다면 알기 전에는 그만두지 말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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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오늘 어떤 선택을 했는지, 어떤 기준을 지켰는지, 그리고 어디까지 포기하지 않았는지에달려 있습니다.

남이 보지 않아도 스스로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하루, 상황이 바뀌어도 기준을 놓지 않는 하루, 될 때까지 멈추지 않는 하루를 살아보겠다는 조용한 약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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