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 업계의 실무 경험과 인문학적 성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독특한 투자서입니다. 저자가 네이버 엑셀러레이터 D2SF 설립과 DSC인베스트먼트에서의 심사역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이 책은, 단순한 투자 기법서를 넘어서 투자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인상적인 부분은 저자가 강조하는 겸손함과 성찰의 자세입니다. "내가 잘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 치고 현명한 자가 없고, 다 알 수 없다며 겸손한 자 중에 현명하지 않은 이가 없다"는 문장은 투자자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마음가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정보의 바다에서 권능감에 휩쓸리기 쉬운 현대의 투자 환경에서, 이러한 겸손한 자세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지적입니다.저자는 투자를 단순한 수익 추구가 아닌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로 바라봅니다. "품격 있는 사람은 품격 있는 자를 알아본다"는 표현을 통해,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투자를 위해서는 함께할 사람의 품격과 성장 가능성을 보는 안목이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이는 단기적 수익에 매몰되기 쉬운 투자 문화에 대한 건전한 대안을 제시합니다.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저자의 관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피터 틸의 시장 독점론을 인용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이 아니면 도전하지 마라"는 조언은,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기존 시장에서의 경쟁보다는 새로운 가치 창조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이러한 시각은, 혁신 기업 투자의 핵심을 잘 보여줍니다.특히 "정답을 찾는 사람은 사업을 하는 사람이다"라는 통찰은 투자자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제공합니다. 투자자는 해답을 제시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업가가 더 나은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조언하는 조력자라는 관점은 건전한 투자 생태계 구축에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투자의 기술적 측면보다는 철학적 토대를 다지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이 특별한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투자를 단순한 수익 추구가 아닌, 사람과 가치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