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쓰겠다는 다짐
주얼 지음 / 이스트엔드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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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일상과 내면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꾸준히 무언가를 이어가는 삶의 의미와 그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감정을 진솔하게 전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전업 작가의 삶이 결코 화려하거나 낭만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부지런히 휘두른 방망이는 분명 어떠한 결과를 낸다. 아마도 대부분 아웃이겠지만 가끔 안타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내가 때린 공이 담장을 넘어 홈런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라고 말한다. 불안과 자기 의심, 외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을 살아내는 성실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주얼의 문체는 담백하고 따뜻하다. 과장 없이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내, 독자는 마치 오랜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편안함을 느낀다. 짧은 에세이 형식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지만, 한 편 한 편이 주는 울림은 결코 가볍지 않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의자에 앉아있는 힘, 기대와 다른 반응을 받았을 때 좌절하지 않고 자존감을 지키며 의연함을 유지하는 힘, 그리고 외부 환경이 의지를 꺾으려 해도 자신의 일을 향한 애정을 끝까지 믿게 하는 힘. 이러한 힘이 버티는 힘이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버티는 힘은 글을 쓰는 작가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을 꾸준히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행운은 준비와 기회가 만날 때 찾아온다"라는 문장을 통해 작가는 치열한 준비와 노력이 있어야지만 기회를 잡았을 때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고, 그럴 때 행운도 따른다는 교훈을 전한다. "내가 시작한 이야기를 어떻게든 내 손으로 끝냈다는 희열과 성취감은 그 어떤 것보다 크고 찬란하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은 무언가를 끝까지 해내는 성취감의 가치를 일깨운다.

때로는 "평온한 하루. 모든 것이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흘러가는 삶"에서도 "희미하고 불분명한 의심과 불안을 굳이 바라보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러한 솔직한 고백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불안과 고민에 공감하게 한다.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넘어,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에세이다.

"내가 걸어가는 길.
포기하지 않는 한, 그 길은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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