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혹스러운

퍼니 사이코 픽션
박혜진 엮음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4월

💬
제목만큼이나 도발적이고, 내용만큼이나 낯설고 신선한 7편의 단편들은 '사이코'라는 키워드 아래 모였습니다. 모두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때로는 불쾌하고, 때로는 기이하게, 그러나 결코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소설을 읽으며 느끼는 난해함과 당혹감, 심지어는 거부감까지도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해소됩니다. 해설은 단순한 해답지가 아니라, 미로를 함께 걸으며 길을 잃지 않도록 조력자 역할을 합니다. 덕분에 불편함을 견디고, 낯섦을 받아들이며, 결국 소설 속 인물들의 기이함에서 자신을 투영하게 됩니다.

수록된 작품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이코'의 얼굴을 보여줍니다. 송경아의 「정열」, 김이태의 「식성」, 이응준의 「그녀는 죽지 않았어」 등은 모두 현실의 틈새에서 미묘하게 삐걱거리는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봅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허구이지만, 오늘의 뉴스와 우리 주변에서 마주치는 기이한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사이코'는 더 이상 극소수의 타인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은근히 품고 있는 불안과 광기의 또 다른 이름임을 깨닫게 합니다.

익숙한 서사, 친근한 인물, 뻔한 결말을 기대한다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해설이 있어 도전할 수 있는 책, 불편함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