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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의미를 잃기 전에 - 후회 없는 삶과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하여, 2025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윤영호 지음 / 안타레스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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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분주한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삶의 본질적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는 책입니다. 35년 이상 '좋은 삶'과 '좋은 죽음'의 융합을 연구해온 저자는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찾고, 죽음을 품위 있게 맞이하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삶의 길을 걸어가지만 결국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다." 이 한 문장은 책의 핵심을 관통합니다. 죽음이라는 종착점을 인식할 때 비로소 현재의 삶이 더욱 소중해진다는 역설을 설득력 있게 풀어냅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죽음을 삶의 '끝'이 아닌 '완성'으로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현대사회의 물질지향적 가치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속도와 경쟁에 매몰된 우리에게 "내 삶이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저자의 성찰은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인간 존재의 의미부터 사랑, 성장, 행복, 건강을 아우르며 8개의 장으로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사랑할 때 우리는 영원히 사랑할 것처럼 사랑한다. 그러나 사랑은 때로는 시들고, 끝이 나며, 후회와 슬픔을 남기기도 한다. 이별은 우리를 아프게 하지만, 사랑의 추억이 남긴 아름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라는 부분은 사랑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특히 "인간은 절망하지 않는다. 우리는 절망 속에서도 꿈을 꾼다. 그러나 죽음 앞에서는 비로소 겸손해진다"라는 구절은 인간의 위대함과 한계를 동시에 인정하는 겸허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참회하는 과정도 의미 있게 다루어집니다. "나는 부끄러움을 안다. 나는 살아오면서 죄를 많이 지었다. 누군가가 나를 재판하거나 신이 판결하지 않아도 죄인임을 잘 안다. 나는 참회한다. 다시 죄를 짓고, 또 참회한다"라는 고백은 불완전한 인간으로서의 솔직한 자기 인식을 드러냅니다.
의사이자 사상가로서 윤영호 교수는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 존재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를 의학적 관점과 철학적 통찰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삶이 의미를 잃기 전에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이 책은, 분주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재발견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