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붕의 AI 트렌드 2027 - 질문에 답하는 AI에서, 스스로 진화하는 AI로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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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최재붕 교수의 AI 트렌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8가지 산업에서 AI가 어떻게 쓰이고 발전하는지를 짚어 주며, 2026년에 이어 2027년에는 AI가 산업 전반에서 어떤 모습으로 활용될지 가늠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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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문장은 이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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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자신의 업무를 바꿀 줄 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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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다루는 8개 산업은 솔직히 내 일상과 거리가 있었다. 그런데 이 문장 덕분에 시선이 전문가의 영역에서 내 책상 위로 옮겨 왔다. AI가 전문가의 도구에서 대중의 도구로 번지는 지금, 나는 AI를 어떻게 대하고 있고, 가장 가까운 내 삶과 직장에서 어떻게 써야 할까를 고민하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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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ChatGPT가 AI 열풍을 일으킨 것이 2022년 11월, 벌써 4년 전이다. 그동안 Gemini와 GPT를 곁에 두고 썼지만 간단히 묻고 답을 받는 수준이었다. 직장에서 보안이 확보된 모델을 쓸 수 있게 된 것은 2024년 하반기쯤이었고, 2026년 들어 코딩 에이전트를 쓸 수 있는 API가 배포되면서 직원들의 사용량이 급격히 늘었다. 그 흐름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Claude Code 대신 웹 LLM만 쓰고 있다. 쓸 줄 몰라서가 아니다. 내 일은 반복 업무보다 기획이 많아서 코딩 에이전트까지는 필요 없다고 스스로 선을 그어 두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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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위 문장을 읽고 나니, 그 선이 오히려 나를 가두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같은 방식으로 일하면 같은 결과물밖에 나오지 않는다. 기획도 마찬가지다. 혼자 머리를 쥐어짜며 아이디어를 내는 대신, 스토리라인과 초안을 만드는 과정부터 AI와 함께하도록 바꿔야 했다. 그러려면 귀찮음을 경계하고 활용 가능성을 늘 열어 두어야 했다.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업무 파트너, 나아가 능력 있는 조력자로 키워 가는 사람이 직장 내 경쟁에서도 앞서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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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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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에겐 누구도 정답을 알려 주지 않고, 알려 준다 해도 나에게 딱 맞는 방법은 없다. 결국 각자에게 맞는 AI를 고르고, 쓰는 방법을 계속 찾아 하나씩 자기 것으로 만드는 사람이 AI 시대에 적합한 인재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책 마지막의 '4주 완성 AI 스타트 워크시트'가 인상 깊었다. 4주 동안 나에게 맞는 AI를 찾고, 내 일을 AI에게 설명하며(학습시키며) 전용 비서로 키워 가는 과정이다. 평범해 보여서 "별거 없네" 하고 넘기기 쉽지만, 정말 나를 위한 AI를 만들려면 진지하게 해 볼 만하다. 그래서 나는 매일 업무가 시작되면 직장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의해 보고, 의도적으로 AI를 써서 현재 업무를 AI가 할 수 있도록 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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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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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앞으로 더 좋아지고 쓰기 쉬워질 것이다. 놀라운 점은 AI가 AI의 발전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사람의 손으로 개발된 Claude Opus 4는 이전 버전보다 3배 빨라졌는데, AI가 개선에 참여한 Claude Mythos는 52배 빨라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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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누구나 고성능 AI를 쓰는 시대에 차이는 어디서 생길까. 나는 자기 데이터와 맥락으로 길들인 AI에서 난다고 본다. 그리고 AI를 키우는 일은 곧 나를 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목표가 무엇이며, 어떤 일을 하는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를 알아 가는 일은 어렵지만, 뼈대를 세우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나둘 살 붙여 가는 사람은 빠르게 변하는 AI 시대에도 불안해하거나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AI 덕분에 추월차선을 달리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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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 책으로 유망 산업을 찾아 투자 대상을 발굴하겠다는 얄팍한 의도로 펼쳤다. 그런데 책을 덮고 보니 남은 것은 종목이 아니라, AI 시대에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 길을 찾아야 한다는 깨달음이었다. 귀중한 독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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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흔
데라오 데쓰야 지음, 김소희 옮김 / 드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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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탄흔'은 총알이 발사되어 물체나 지표면에 부딪히거나 뚫고 지나가면서 남긴 흔적을 뜻한다. 생명이 없는 물체를 관통한 탄흔은 뚫린 채로 남아 있다. 반면 생명체를 통과한 탄흔은 상처가 아물며 흉터가 되지만, 원래의 피부 상태로 100% 돌아가지는 않는다. 책 <탄흔>은 바로 이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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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인물들은 소위 말하는 영재다. 최고의 대학을 졸업하고, 두뇌를 겨루는 각종 대회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기술이 지배하는 시대에 그들의 연봉은 그것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동경 대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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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인공에게는 어릴 때 남겨진 탄흔이 있었다. 내 관점에서 그것은 유년 시절 '우이샹'이라는 친구를 만나며 생긴, 성에 대한 올바르지 못한 관념이었다. 겉으로는 모두가 동경하는 직장에서 엘리트 코스를 걷고 있었지만, 성인이 된 뒤에도 그 관념은 사라지지 않고 그를 지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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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책에 나오는 퀴어적인 성적 묘사는 불쾌하게 느껴졌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이다.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고, 주인공의 이야기 역시 극히 일부 또는 특정인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전혀 생각해본 적도, 경험하고 싶은 적도 없는 영역이어서 거북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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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 책에서 분명히 배운 점이 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직장과 뛰어난 지능을 가졌어도 내면에는 늘 어둠이 도사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외면이 화려하고 문제없어 보인다고 해서 내면까지 건강한 것은 아니다. 화려해 보이던 연예인들이 이유 없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모습에서도 우리는 이를 가끔 확인한다. 반대로 지금 겉모습이 초라해 보인다고 내면까지 초라한 것도 아니다. 외적인 모습과 내적인 모습을 연결해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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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건강한 내면은 어디서 올까. 가치관이 형성되는 어린 시절을 건강하고 밝게 보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건강한 가치관을 만드는 방법을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상적인 환경에서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과 자란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좋은 사람을 곁에 두거나 가려서 만나는 일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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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론은 이렇다. 결국 스스로 깨우쳐야 하며, 이상적인 환경은 그 가능성을 높여주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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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두고 있다. 부모로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올바른 길로 가도록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어쩌면 뜻대로 하려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스스로 깨우치는 것은 아이들의 몫이고, 부모의 의도와 상관없이 아이들에게 어떤 탄흔이 남아 있는지도 나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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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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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완벽한 환경은 존재하지 않으며, 주변에 좋은 사람만 만나는 일도 내가 선택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겪고 깨우치며 단단해지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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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녀를 보며 부모의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느낀다. 좋은 길로 이끌어주고 싶지만 그것은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며, 어쩌면 내 의도와 다르게 아이들의 내면에도 이미 보이지 않는 탄흔이 남아 있을지 모른다. 무생물에 박힌 탄흔은 뚫린 채로 멈춰 있지만, 생명체의 탄흔은 흉터가 남더라도 결국 아문다. 아이들이 살면서 마주할 상처 앞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고, 그 상처를 스스로 아물려 굳은살로 바꾸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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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지막 피부과
박상영.박의정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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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마흔을 넘어서면서부터 피부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부쩍 느낀다. 20대나 30대 때는 비누로 대충 씻고 스킨 하나 툭툭 바르고 나가도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언제부턴가 턱이나 볼 주변이 이유 없이 붉어지고 난생처음 겪는 가려움과 뾰루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면도를 잘못했거나 피곤해서 그렇겠거니 했다. 약국에서 연고를 사다 바르면 며칠은 가라앉았지만, 약을 끊으면 어김없이 제자리였다. 거울을 볼 때마다 신경이 쓰이고 은근히 스트레스가 쌓였다. 그렇다고 피부과에 가서 비싼 레이저 패키지를 끊거나 유행하는 시술을 받고 싶지는 않았다. 겉만 번지르르하게 손보는 일시적인 치료가 아니라, 왜 자꾸 이런 트러블이 올라오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알고 일상에서 지속 가능한 습관을 만들고 싶었다.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도 바로 그 답을 찾기 위해서였다.




책을 읽으며 가장 반가웠던 건, 저자들이 겉으로 드러난 증상에만 매달리지 않고 환자의 하루 일과 전체를 집요하게 파고든다는 점이었다. 피부과 전문의와 신경과 전문의 부부인 두 저자는 단순히 약만 처방하는 대신 세안 습관, 샤워할 때의 물 온도, 수면 패턴과 스트레스 같은 일상 속 사소한 행동들을 꼼꼼하게 짚으며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특히 여드름인 줄 알고 잘못된 연고와 자극적인 클렌징을 반복하다가 피부 장벽을 완전히 무너뜨린 환자들의 사례는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노화로 회복력이 떨어진 40대의 피부에 예전 젊었을 때의 거친 세안 습관이나 잘못된 약을 그대로 들이붓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비로소 감이 잡혔다.


이 책을 읽고 내 일상에 바로 적용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변화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세안과 보습에 대한 오해를 푼 것이다. 보통 남자들은 얼굴의 개기름을 싹 씻어내야 개운하다고 느껴서 뽀득뽀득 소리가 날 때까지 문지르곤 한다. 하지만 이런 과한 세안이 피부 장벽을 깎아 먹는 주범이라는 걸 알았다. 무언가를 자꾸 바르고 씻어내는 과잉 관리를 멈추고, 저자극 클렌징과 기본적인 보습, 그리고 자외선 차단이라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게 우선이다.


둘째는 몸 안의 긴장을 낮추는 생활 루틴이다. 피부는 뇌와 자율신경계가 보내는 일종의 신호등이다. 수면 부족, 야식, 일터에서의 만성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염증 반응으로 이어진다. 샤워할 때 너무 뜨거운 물을 피하는 사소한 습관부터 시작해, 충분히 자고 몸의 긴장을 푸는 정돈된 리듬이 받쳐주지 않으면 어떤 좋은 치료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다.




셋째는 피부과 치료를 바라보는 시각의 정리다. 미용 시술에 맹목적으로 기댈 필요는 없지만, 일상 습관 교정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부분은 전문의의 도움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말처럼 시술의 목적은 외모를 화려하게 치장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일상을 살아가도록 돕는 데 있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 나니 피부 트러블은 단순히 피부 겉면의 문제가 아니라, 내 삶의 방식과 습관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성적표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수록 몸은 정직해진다. 갑자기 나타난 피부 변화 앞에서 당황해 엉뚱한 연고나 시술에 돈을 쓰기 전에, 내 하루의 토양을 먼저 점검해 보고 싶은 40대에게 아주 실용적이고 담백한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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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달라지는 수면 과학 - 도쿄대학교 대학원 수면생리학 교수가 최신 연구를 총정리한 잠의 모든 것
하야시 유 감수, 홍성민 옮김 / 레몬한스푼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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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수면에 관한 책을 집어 들 때 독자가 기대하는 것은 대개 명확하다. 오늘 밤 당장 깊이 잠들 수 있는 비결, 아침에 눈이 번쩍 뜨이게 만들어 줄 마법 같은 방법이다. 하지만 도쿄대 뇌과학 교수 하야시 유의 <내일이 달라지는 수면과학>은 그런 손쉬운 처방전을 성급하게 내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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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민간요법이나 단순한 '수면 팁'에 머무르지 않고, 최신 뇌과학 실험 데이터와 생체 리듬의 원리를 바탕으로 수면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해설하고 있다. 그래서 당장 써먹을 정답만을 바라는 독자라면 촘촘한 과학적 근거와 실증적 설명 탓에 책의 전반부가 다소 건조 어렵게 느껴질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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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수면 부족이나 불규칙한 생활에도 건강하고 활기차게 지낼 수 있는 마법 같은 방법은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잠을 줄여가며 얻는 이득은 일주기 리듬을 망가뜨려 감당해야 할 거대한 부채에 비하면 보잘것없다는 사실을 생물학적 근거로 차근차근 증명해 낸다. 결국 좋은 수면이란 막연한 의지나 영양제 한 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 안의 정교한 생체 시계를 어떻게 동기화하느냐에 달렸음을 납득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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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과학적 토대 위에 서 있기에, 책의 중후반부에 등장하는 아침과 밤의 루틴들은 흔한 조언 이상의 실천적 설득력을 발휘한다. 저자가 뇌과학적 원리로 입증해 낸 가이드 중, 내 일상에 즉시 적용해 볼만한 내용을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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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기상 시간의 일관성 유지와 '두벌잠(깨었다가 다시 드는 잠)' 경계하기다. 주말에 몰아서 자는 잠은 일주기 리듬을 깨뜨리고 이를 회복하는 데 며칠에서 몇 주의 시간이 걸린다.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생체 시계의 기준점을 잡는 것이 생산성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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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기상 직후 햇빛 쬐기다. 아침에 쐬는 햇빛은 망막을 통해 각성 물질인 오렉신 분비를 촉진하고, 밤사이 둔해진 뇌를 깨워 생체 시계를 리셋하는 가장 직관적인 스위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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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커피 섭취 타이밍의 엄격한 통제다. 아침의 따뜻한 커피는 피로 물질인 아데노신의 작용을 차단해 잠을 깨우는 훌륭한 도구가 되지만, 오후 1시 이후의 카페인은 체내에 잔류해 밤의 입면과 수면의 질을 방해한다. 오후 1시 이후로는 디카페인 음료나 따뜻한 물로 전환하는 명확한 기준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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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아침 식사를 통한 장과 뇌의 동기화다. 장과 뇌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아침 식사는 장내 환경을 깨우고 소화기계의 말초 생체 시계를 중추 시계와 일치시키는 역할을 한다. 규칙적인 아침 식사가 결국 밤의 안정적인 숙면으로 이어진다는 연결고리는 매우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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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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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전하는 핵심은 '수면은 밤에 침대에 눕는 순간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아침에 눈을 뜨는 바로 그 순간부터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아침에 일어나 빛을 보고, 일정한 시간에 가벼운 식사로 장을 깨우며, 낮 시간 카페인 섭취를 적절히 끊어내는 모든 행위가 고스란히 밤의 깊은 잠을 준비하는 과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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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생체 리듬을 거스르며 무리하게 달리는 대신, 과학적 원리에 맞춰 일상을 설계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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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크레이머의 시장을 이기는 투자 - 펀드 1개, 주식 5개, 헤지 수단 1개면 충분하다!
짐 크레이머 지음, 이주영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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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지수 중심으로 주식을 모아온 지 어느덧 5년째다. 미국 대표 지수 적립식 투자의 삼총사라 불리는 SPY(S&P 500), QQQ(NASDAQ 100), 그리고 SCHD(미국배당다우존스) 3종목이 내 포트폴리오의 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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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대하는 연평균 기대 수익률은 8% 수준이다. 현재 3~4%대인 은행 예금 금리와 비교하면 결코 낮지 않은 수익률이다. 본격적으로 지수 적립식 투자를 시작하기 전 수많은 투자서를 읽었고, 변동성을 이겨내며 시장 전체를 매수하는 이 방식이야말로 직장인이 자본주의 시장에서 살아남아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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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준수했다. 현재 총 투자금액 기준으로 누적 수익률이 60~70%에 달하니, 연평균으로 단순 계산해도 10%를 훌쩍 웃돈다. 시장 평균(S&P 500)을 상회하는 수치다. 물론 이는 내 실력이라기보다는 지난 몇 년간 이어진 반도체와 빅테크 중심의 강력한 랠리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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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지수 ETF 중심으로 자산을 굴려왔지만, 국내 주식 중에서는 현대차를 꾸준히 모아왔다. 주된 이유는 안정적이면서도 매력적인 배당률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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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AI 발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빛을 발하며 KOSPI가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 온기는 밸류에이션상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던 대장주 현대차에까지 옮겨붙었다. 약 3년 동안 적립식으로 모아온 현대차의 평균 매입 단가는 20만 원 선이었는데, 단 며칠 사이에 3배 가까이 치솟더니 현재는 2배 수준인 30만 원 후반대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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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 수익을 온전히 '운'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급등한 개별 주식을 전량 매도하고, 다시 편안한 지수 ETF 비중을 늘려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짐 크레이머의 시장을 이기는 투자》를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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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는 지수 투자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평범한 직장인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정답이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며 묘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었다. '지수 투자라는 프레임이 어쩌면 우리를 영원히 시장의 평균이라는 울타리에 가두어 두려는, 세련된 제도적 장치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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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크레이머는 개별주에 투자할 것을 강하게 권한다. 그렇다고 자산의 100%를 위험한 개별주로 채우라는 뜻은 아니다. 자산의 50%는 시장 충격을 방어해 줄 S&P 500 같은 대표 ETF에 묻어두고, 나머지 50%는 금과 같은 확실한 헤징 수단 하나와 손에 꼽을 수 있는 다섯 개 안팎의 우량 종목을 엄선해 꾸준히 모아가며 보유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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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 포트폴리오에 현대차라는 개별 종목이 없었다면, 나는 이번 KOSPI의 이례적인 상승 흐름에 온전히 동참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저 시장의 평균적인 수익만을 얻었을 테고(시장 평균을 폄하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계획대로 '아주 천천히' 부자가 되는 길을 걷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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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자산의 50%를 5개 안팎의 개별 종목에 집중했을 때, 과연 실패하지 않을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에 있다. 그런 혜안과 안목은 대체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든 원동력도 바로 이 호기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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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책이 제시하는 해법은 생각보다 직관적이고 단순했다. 복잡한 재무제표 분석이나 거창한 거시경제 지표, 난해한 트렌드 리포트에 매몰되기보다는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과 산업의 변화를 호기심을 가지고 끈기 있게 관찰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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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적인 예로 2022년 11월 등장한 대화형 AI 서비스를 떠올려보자. 공개 단 5일 만에 100만 사용자를 모으며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그로부터 불과 몇 년이 흐른 지금, 수많은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AI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기업들은 거대언어모델(LLM) API 사용료로 매달 막대한 비용을 기꺼이 지불한다. 개인 역시 유료 구독을 망설이지 않는다. 전통적인 포털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던 검색 습관은 생성형 AI에게 자연어로 묻고 정제된 통찰을 얻는 방식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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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부터 이 흐름을 관찰하고 기술의 본질에 호기심을 품었던 사람이라면, AI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거대한 시대적 흐름이 될 것임을 누구나 직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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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일상적 관찰과 감각으로 시장을 바라보았다면, 기술을 주도하는 빅테크와 글로벌 칩 제조사는 물론 그 생태계의 뼈대가 되는 반도체 기업들에 확신을 갖고 투자할 수 있었을 것이다. AI를 향한 초기 광풍의 단기 피크는 지났을지 몰라도, 이미 이 시장에 결집된 자본과 인프라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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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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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인터넷, 스마트폰, 구독 경제, 그리고 지금의 AI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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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지나온 삶 속에서도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는 혁신의 변곡점들이 수차례 존재했다. 그리고 그 혁신의 결과물들은 내가 누구보다 먼저 일상에서 직접 써보고 "정말 좋다"고 피부로 느꼈던 것들이다. 내 주변의 수많은 사람도 똑같이 느꼈고, 그 기술이 더 발전하기를 바라며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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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다음의 물결은 과연 무엇일까? 아직은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변화와 마주하는 순간이 올 것이고, 눈길을 사로잡는 강력한 서비스나 제품이 나타날 것이다. 바로 그것이 시장을 흔들 다음의 거대한 사이클이다. 자본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결국 그 큰 파도에 올라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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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혁신의 징후는 대단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일상에서 감지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일상의 발견을 용기 있게 투자로 연결하는 사람만이 지수 투자보다 훨씬 빠르게 자산을 증식시킬 기회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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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수 투자는 훌륭하며 분명 성공할 수 있는 길이다. 다만 시간이 생각보다 꽤 오래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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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여기에 약간의 유연함을 더해보는 것은 어떨까. 50%는 안전하게 지수에, 나머지 50%는 내 안목으로 선별한 개별주에 분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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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운이 따랐을지라도, 몇 년간 지지부진하던 종목이 강력한 모멘텀을 타면 단 며칠 만에 2배, 3배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경험을 통해 배웠다. 펀더멘털이 견고한 기업은 일시적인 광기와 조정을 거치더라도, 과거의 주가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어 새로운 차원으로 점프한다는 사실 또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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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이라는 안전지대에 안주하려던 내 투자 포트폴리오에 기분 좋은 균열을 내고, 새로운 시야를 열어준 의미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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