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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예보: 호명사회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9월
평점 :
상반기에 꽤 많은 독자들 입에 올랐던 교보문고의 “시대예보” 두 번째 편이 나왔다고 해서 이번엔 좀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핵개인’ 얘기로 인기를 끌었던 첫 번째 편을 읽지 않아 뒤늦게라도 읽어봐야 하나, 싶었는데, 이번 두 번째 편 “호명사회” 소개 글을 잠깐 읽어보니 비슷한 차원에서 이야기 하는 것 같아 이번 신간만 깔끔하게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런 비슷한 책 중에 그동안 ‘2025트렌드’ 같은 식의 이름으로 구체적으로 사회 전반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을 콕콕 집어내는 책들이 많았다면, “시대예보”는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한국 사회를 조망하고 미래를 그린다는 특이점이 보입니다. 독자마다 세부적인 사항을 나름대로 예측해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으로 보입니다.
유치원 의대 진학 준비반, 정년 퇴직 후 재취업, n잡러, 월급 루팡, 채용 등의 선발 시스템, 결혼 준비 체크 리스트 등 동시대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현상이나 키워드를 중심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분석하고, 이에 대한 개선점을 다룹니다. 예를 들어 의사라는 직업에 많은 이들이 목매게 된 데에는 직업 활동에 따른 보상이 그 어떤 직업보다도 확실하게 보장되어 있다는 점이고, 이에 따라 획일화된 목표에 맞춰 유아 시기부터 준비를 시작하는 기현상이 펼쳐졌다고 말합니다.
‘시대예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현재 한국 사회 진단에서 더 나아가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과 개선된 미래 모습들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직이나 단체가 아닌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사회라는 뜻의 ‘호명사회’를 제목에 썼듯이 대부분의 해법과 미래상은 ‘개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획일화에서 벗어나 개인의 타고난 성향, 흥미, 소질에 맞게 삶을 살아가는 것이 대표적인 솔루션으로 거론됩니다. 타고난 성향이나 기질이 책에서 몇 번 언급되는 점이 특이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경제 경영 책에서 개인의 노력에 치중해 설명되는 걸 떠올리며 색다르게 느꼈습니다. 다각도에서 균형 있게 사람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이 엿보입니다.
이 외에도 여러 의미 있는 솔루션을 보며 공감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열린 자세를 갖고 더 나은 방법을 찾는 질문을 이어나가기, 다양한 배경에서 살아 온 사람들과 ‘도반’이라는 이름 아래 함께 책을 읽고 공부하기, 다정함을 기반으로 타인과 느슨한 연대감 유지하기 같은 것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유동화, 극소화, 다양화, 자립화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한국 사회의 변화와 전환을 어렵지 않은 글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 출간된 1편이 책 안 읽는 독자들 사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날카로운 통찰이 쉬운 언어로 표현되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겠습니다.
교보문고 도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