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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면 다 잘될 줄 알았지
곽세영 지음 / 영림카디널 / 2024년 9월
평점 :
실리콘밸리에 취업해 일하고 있는 한국인이 직업인으로서 남긴 에세이를 엮은 책입니다. 한국, 캐나다, 미국을 넘나들며 활동해 오고 있는 글쓴이의 이력이 멋있어 보이기도 했고, 실리콘밸리라는 곳에서 일하면서 어떤 걸 느꼈는지 궁금한 마음이 들어 “여기 오면 다 잘될 줄 알았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기까지 경로, 입사해서 실제 했던 업무, 주변 업무 환경과 분위기, 정리해고와 이후 삶, 실리콘밸리 내부자가 말하는 이들의 민낯, 실리콘밸리 취업을 위해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 등 관심을 끄는 소재가 상당해 3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책을 빠른 속도로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실리콘밸리 취업을 희망하는 독자라면 피가 되고 살이 될 팁을 얻을 수도 있겠고, 다양한 직업 세계에 궁금증을 품은 채 여러 가능성을 검토해 보고 싶었던 독자라면 글쓴이가 말하는 삶에 자신을 대입시켜 상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실리콘밸리에서 직업인으로서의 삶을 명과 암 두 측면에서 모두 다룬 점이 눈에 띄는 책입니다. 신경다양성 프레임 하에 ADHD와 같은 질환을 가진 소속 직원들에게 포용적인 환경이 주어져 있기도 한 반면, 무차별 정리 해고 분위기로 인한 두려움과 상실감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 등 실리콘밸리의 장점과 단점을 글 여러 편에서 동시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장점 또는 단점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있는 구성 덕에 읽기 좋았습니다. 실리콘밸리를 현실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글쓴이의 시각을 많은 독자들이 만족할 것 같습니다.
맥주 마시며 입사 면접 참여하기, CEO 자택에서 만찬 중 최종 면접 보기, 정신과 치료에 그 어떤 거리낌을 갖지 않고 동료들과 대화 주제에 올리기 등 한국에 사는 독자로서 특이하다고 생각할 내용도 꽤 있어서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영림카디널 도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