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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회복 수업
멜라니 그린버그 지음, 정지현 옮김 / 시공사 / 2024년 1월
평점 :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당연한 것, 따라서 그냥 받아들일 것. 나에게 스트레스란 이런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죽을 때까지 나를 따라다닐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왜 이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책의 서문과 1부를 읽으며 스트레스에 무관심했던 지난날을 반성하는 한편, 뒤늦게 지금이라도 이 책을 집어든 것에 안도했다. 이어 2부와 3부를 거쳐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접하며 『마음 회복 수업』을 읽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2016년 영어로 출간된 『The Stress-Proof Brain: Master Your Emotional Response to Stress Using Mindfulness and Neuroplasticity』를 번역한 책이다. stress(스트레스), brain(뇌), response(반응), mindfulness(마음 챙김), neuroplasticity(신경가소성, 인지유연성) 정도를 핵심 단어로 한 다소 긴 부제까지 딸린 제목을 ‘마음 회복 수업’으로 짧게 옮겨졌다. 핵심 소재인 ‘스트레스’도 포함해 한국어 제목을 지었다면 더 직관적으로 책의 내용을 예상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을 느낀다.
스트레스의 종류, 스트레스에 따른 뇌의 반응, 이를 가능하게 하는 뇌의 구조 등과 같이 스트레스에 관한 기초 사항으로 책이 시작된다. 인간이라면 모두 느낄 수밖에 없는 스트레스가 복잡한 뇌 구조 속에서 어떻게 발생하는지 소개된다. ‘우리 모두 가장 중요한 기본을 간과해오지 않았나’라는 반성의 물음을 갖게 한다. 많은 이들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에 고민해왔는데, 그 전에 스트레스란 무엇인지부터 정리가 필요했던 것이다. 스트레스의 본질, 특히 뇌와 스트레스 메커니즘을 알지 못했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스트레스란 ‘외부 자극에 대한 나의 반응’ 정도로 단순히 생각해 온 나 같은 독자들에겐 꼭 읽어 보아야 할 부분이겠다.
스트레스를 제어할 나만의 내적 유연성을 기를 방법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한다. 작가만의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후, ‘연습’ 섹션을 통해 독자 스스로 스트레스 대처 역량을 기르도록 돕는다. 작가 개인 한 명의 경험담을 주로 담은 비슷한 종류의 도서에 싫증을 느낀다면, 이 책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편집과 내지 디자인도 신경 쓴 느낌을 받는다. 지루할 수 있을 이론 설명과 독자의 능동적 참여 부분을 확실히 구분하고 적절한 비율로 나눠 놓았다.
장기간에 걸쳐 본문 꼭지 하나씩 음미하며, 내 삶에 적용해보고, 연습해보기 좋은 책이다. 이를 의도한 시공사 편집자와 디자이너의 배려인지는 모르겠지만, 책 표지가 오염과 훼손에 강한 특수 소재로 제작되어 있다. 오랜 시간 곁에 두고 읽어나가기 좋겠다.
이 글은 시공사,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자의 솔직한 후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