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성 문화, 사색 - 인간의 본능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였나
강영운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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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차례(목차)에 나열된 제목만 살짝 보길 권한다. 도파민 폭발! “민주주의를 만든 포르노”, “고대 목욕탕에서 이루어진 성매매”, “왜 서양에는 나체주의자가 많을까”를 포함한 열일곱 개 짜릿한 제목이 나열되어 있다. 성이 공론의 영역이 아닌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나는 이정도 제목만 리뷰 글에 쓸 수 있겠다. 나머지 아찔한 제목 열네 개가 궁금하신 분은 바로 온라인 서점 미리보기 기능을 이용해 참고하시길.


 책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인물 편의 제목은 수위가 살짝 누그러져 있다. “약에 취해 글 썼더니 명작 –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때리며 쾌감 느낀 남자 – 사드 후작”, “60세 연하에게 청혼한 대문호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등 제목만 그렇지 사실상 전반부 주제 편의 글과 비슷하게 호기심 불러일으키는 글 열 개가 실려 있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책을 펼치기 시작해 흥미진진함에 책을 놓기 힘들다. 살면서 생각을 하지 않았거나 궁금증을 느껴 본 적 없는 사안들임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다가온다. 한국 사회에서는 굳이 드러내지 않으려하는, 은밀한 것으로 취급받는 성 관련 이야기로서 인간으로서 누구나 관심 가질만한 글 모음이다. 특히 서양사에서의 성 문화가 주를 이루고, 일부 주제에 한정해 한국 사회 맥락에서 설명이 이어진다.


 깊게 파고 들어가려면 한없이 깊게 들어갈 수 있었겠지만, 매일경제신문 강영운 기자의 이번 글은 독자의 흥미 유발을 통해 성에 대한 폐쇄적 분위기가 공유되는 한국 사회에 변화를 위한 계기를 제공한다. 따지고 보면 인간으로서 굳이 숨길 이유 없는, 뭐 그렇다고 굳이 떠벌리고 다닐 것들은 아닌,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인간의 성 문화사가 궁금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어떤 책에서도 보기 힘든 내용이 담긴 ‘맛있는 책’을 요리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다”는 강영운 기자가 앞으로 쓸 기사와 책이 기대된다.       

 


 


이 글은 인물과사상사,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자의 솔직한 후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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