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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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은 바로 현재에 있네. 현재에 주의를 기울이면, 현재를 더욱 나아지게 할 수 있지. 현재가 좋아지면, 그 다음에 다가오는 날들도 마찬가지로 좋아지는 것이고. 미래를 잊고 율법이 가르치는 대로, 신께서 당신의 자녀들을 돌보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야 하네. 하루하루의 순간 속에 영겁의 세월이 깃들여 있다네."

 

나는 매일 아침 ’이근철의 굿모닝 팝스’ 즉 GMP를 듣는다. 6시에서 7시까지 방송되는 라디오 프로그램인데, 매번 본방사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꼭 그날그날 할 분량을 듣고 공부한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이근철쌤과 John valentine쌤은 청취자 한명한명에게 기운을 북돋아주며, 아침을 활기차게 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방송에서 진행자들의 가장 마지막 멘트는 ’Live with passion!’이다. 하루하루를 열정적으로 살아가라고, 긍정적으로 영어공부를 하라고 격려해주는 JJ쌤들 때문에 나는 더욱 이 방송을 듣게된다. 우리가 주목할 것도 바로 과거가 아닌, 미래가 아닌 현재이다. 현재에 주의를 기울여라! 이는 말로는 참 쉽지만, 어디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좌절감이 밀려오고 인생이 허무해지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The Secret>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은 우리의 바람대로 우리의 인생이 펼쳐지는 것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사고하라고 일러준다. 나는 이 책과 같은 맥락의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인 <연금술사>를 중학교 때 읽었다. 그로부터 6여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나는 <연금술사>라는 책을 다시한번 정독해보았다. 인생의 전환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지금 이 때에, 이 책은 나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을지 기대와 호기심을 가진채.

 

"인생을 살맛나게 해주는 건 꿈이 실현되리라고 믿는 것이지"

 

나의 꿈...! 꿈이란 단어는 들을 때마다 내 가슴을 설레게 한다. 나의 꿈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이런 고민을 한번쯤은 모든이들이 다 해보았을 것이다.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되묻고 있을지도... 나 또한 후자의 경우처럼,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야! 너의 진짜 꿈은 뭐야? 무엇을 이루고 싶지?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거야?’라고 묻고 또 묻는다. 그러나 ’나도 잘 몰라. 꿈? 그게 뭔대? 설마 꿈을 가지고 그 꿈만을 향해 가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거야? 그런 바보가 이 세상에 어디있냐?’라는 대답만 들려올 뿐... 지난 번, 무릎팍 도사라는 프로그램에서 전직 의사이자 컴퓨터 바이러스 전문가인, 안철수 연구소 대표인 안철수씨가 나온 것을 보았다. 그 분은 정말 표정이 온화해 보이고 행복해 보였다. 의사라는, 우리나라에서 전혀 남부럽지 않은 직업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여러번 직업을 전향한다? 이것은 정상적인 사람이 행하기에는 참 과감한 시도이자 일명 미친 짓일수도 있다. 그런데 안철수, 그 사람은 그러한 일을 하였다. 와... 정말 꿈을 향해 전진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긴 하는구나, 하는 놀라움을 나에게 선사해주었던 안철수라는 인물! 나도 그처럼 뭔가에 매진하고 또 그안에서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러고보면 나는 참 우물안의 개구리같이 살아온 것 같다. 이 속담은 어디에서나 흔히 사용되는 말이지만, 나의 경우는 진짜 그랬다. 부모님은 자영업을 하시는데 우리집은 1층은 가게, 2층은 가정집이다. 나는 집 근처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도 지금 살고있는 전라북도 내의 대학을 다니며 매일 통학을 한다. 비싼 대학 등록금 그리고 생각보다 많이 낮았던 수능 점수는 내가 서울 쪽으로 학교를 가지 않은 이유이다. 나는 우리 네 가족 중의 장녀로 부모님의 기대를 많이 받고 있으며, 부모님이 어떻게 돈을 버시는지 어떤 어려움들이 있는지 나는 내 눈으로 보면서 자라왔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점점 나이가 들면서 부모님의 심정이 이해가 되고, 정말 부모님께 최선을 다해 잘해드려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머리와 몸이 안따라줘서 문제이지만... 아무튼 이렇게 학교와 집만을 오가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꿈이 뭔지도 잘 모르면서, 단지 과의 특성상 중등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있는 나! 어떨때보면 이런 내가 나는 참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내 목소리를 주어 담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면...

 

"우리들 각자는 젊음의 초입에서 자신의 자아의 신화가 무엇인지 알게 되지. 그 시절에는 모든 것이 분명하고 모든 것이 가능해 보여. 그래서 젊은이들은 그 모두를 꿈꾸고 소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그 신화의 실현이 불가능함을 깨닫게 해주지 ...... 그것은 나쁘게 느껴지는 기운이지. 하지만 사실은 바로 그 기운이 자아의 신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네. 자네의 정신과 의지를 단련시켜주지.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게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연금술사>의 주인공인 산티아고는 자신의 꿈을 가지고,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향해 매번 실행할 용기와 실천력을 가지고 있다. 나의 앞선 20년간의 삶과 비교해볼때 나는 정말 산티아고와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것 같다. 산티아고는 여행하면서 가족의 품을 떠나 꿈을 향해 매진해왔고... 나는 현실에 안주하면서 가족의 품에서 꿈을 상실한채 지내왔고.. 그래서 더욱 산티아고가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여정이 궁금해진것이 사실이다. 나와는 다른 이의 삶을 보면서, 내가 얻을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산티아고가 똑같은 꿈을 두번이나 꾸고, 노파를 만나고, 살렘의 왕을 만나고, 영국인을 만나고, 연금술사를 만나고, 파티마를 만난 것은 그가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데에 중요한 사건들이었다. 어쩌면 이 책에서도 자주 언급되듯이, 신의 손에 의해서 그렇게 되도록 짜여진 인생이었을지도 모른다. ’마크툽!’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하기 싫다. 내가 무교론자이기 때문에 더욱이 그러하겠지만, 신이 모든것을 다 정해놓고 우리가 그의 손바닥 안에서 정해진대로 놀아난다는 것은 정말 따분하고 화나는 일이다. ’왜 내마음대로 못해? 신이 정해놓은 대로 해야할 필요가 있어? 어차피 정해진 운명이라면 무엇하러 뼈빠지게 고생하는건데?’ 이게 내 마음의 소리이다. 이런 말들을 특히나 기독교신자들이 들으면 나를 설득하려고 진땀을 빼면서 ’오, 주여!’를 외치겠지. 신을 믿건 안믿건, 누구를 신으로 섬기건간에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개척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지. 세상 만물은 모두 한가지라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

 

내가 태어나서 죽는 그 순간 순간이 다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나는 어떤 이유로 이 시기에 이 세상에 숨쉬고 있는 것일까? 이 세상에는 참 신기한 것들 천지이다. 자연이 대표적인 것이고, 우리 인간 하나하나가 모두 다 신기하다. 그 중 제일 신기한 것은 다름아닌 나 자신!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움직이는 것, 내가 소망하는 것 그 모든 것들이 마치 감아져있던 시계태엽이 풀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의 주인공인 산티아고가 자신의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양?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나는 조금은 허무하면서도 ’바로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목의해서건, 그것을 향해 한발짝 한발짝 나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 내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 아닐까? 나는 아직 너무 어리고, 못해본 것들 안먹어본 것들이 너무너무 많다. 그것들을 다 즐기고 매순간 노력하면서 살기에도 짧은 인생인데 내가 그동안 그것들을 망각한채 너무 안일하게 살아온 것은 아닐지... 이 책의 저자인 파울로 코엘료가 산티아고의 이야기를 통해서 하고 싶었던 것도 바로 이런 깨달음들이겠지. 그렇다면 그는 성공한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내가 간절히 원한다면 이루지 못할 것은 없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 현실에 충실하자. Live with passion! 아자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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