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Q정전 밀레니엄 북스 39
루쉰 지음, 우인호 옮김 / 신원문화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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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쇠로 된 방이 있다고 하세. 창문도 없고 절대로 부서지지도 않을 거야. 안에는 깊이 잠든 사람이 많이 있어. 얼마 안 있어 숨이 막혀 죽고 말 거야. 그러나 혼수 상태에서 그대로 죽는 것이니까, 죽음의 고통 따위는 느끼지 않아. 이때 자 네가 큰 소리를 질러 다소 의식이 있는 몇 사람을 깨운다면 이 불행한 몇 사람에게 결국 살아날 가망도 없이 임종의 괴로움만 주게 되는데, 자네는 그들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나 몇 사람이 깬다면 그 쇠로 된 방을 부수지 못하리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본문 15쪽)

 

위의 답변과 같이, 루쉰은 암울한 시대 상황속에서 문학을 통해 중국 민중들을 계몽하려 힘썼다. 시대에 굴복하지 않고 무지한 백성들을 계몽하려한 그의 정신과 사상을 나는 그의 문학작품을 통해 알아갈 수 있었다.

 

<납함>이라는 루쉰의 제 1소설집에 수록된 총 14편의 단편글들이 이 책 <아Q정전>에 쓰여있었다. 루쉰의 처녀작인 '광인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일종의 정신병자로 그려진다. 그래서 그의 눈을 통해 작가는 세상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있다. 그리고 루쉰의 대표작인 '아Q정전'에서의 주인공은 아Q로, 그는 힘없고 비겁한 날품팔이 최하층민이다. 아Q는 보잘것 없지만 허풍도 심하고, 자기 만족도 높은 인물이다. 이렇게 루쉰은 어찌보면 정상적이지 못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글을 전개함으로써 사회에 대한 풍자를 더 실랄하게 하고있다. 그 안에서 루쉰은 허위와 거짓을 거부하고 현실에 대한 분명한 자각하에 민중을 계몽하고자 애쓰고있다. 루쉰이 활동하던 당시의 중국 사회는 혁명과 같은 역동적인 방법으로 운동을 펼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헌데 루쉰은 혁명 대신에 문학을 통한 민중의 자각을 꾀했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보아 그는 더 높은 수준의 계몽을 꿈꾸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일제시대 때, 일본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을 무지하게 만들기 위해서 문학작품과 신문과 같은 글들에 많은 제약을 가했다. 이렇듯 글을 통해서 사람들은 무지해질수도 똑똑해질수도 있는 것이다. 루쉰은 이 점을 꿰뚫고 그의 작품을 통해 또하나의 개혁을 꿈꾸었을 것이다.

 

나는 생각했다. 희망이하는 것은 있다가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다. 실상 땅 위에 본래부터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본문 202쪽)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루쉰과 같은 사람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말이다. 이처럼 세상이 흉흉하고 어지러울 때, 루쉰과 같은 트인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 우리의 무지함을 각성시키고 더불어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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