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회상록
뀌도 미나 디 쏘스피로 지음, 박선옥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2천년동안의 삶을 회상하는 주목(朱木)의 이야기가 실려있는 소설이다. 화자는 주목이고 일인칭 시점에서 인간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인간이 존재하기 훨씬 전부터 태어나서 많은 세월을 거치며 주목은 숲의 여왕으로서 살아간다.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게 되었다. 나무를 보며 이런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다니... 

인간의 역사와 유럽의 다양한 신화와 전설들이 소설속에 잘 활용되었다. 처음에 소설의 배경에 관한 자세한 위치가 나오지 않는데 후반에 가서 아일랜드라는 것을 밝혀놓았다. 평소에 아일랜드 신화와 역사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으면 더 좋을것 같다. 

 

  주목은 단순히 땅에 묶인채 가만히 인간을 관찰하는 존재로 그려지지는 않았다. 가장 재밌게 읽었던 부분인 숲에서 나무와 곤충, 새, 사슴들이 작전을 짜고 떡갈나무를 없애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장면은 사실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주목은 많은 세월을 사는 만큼 특별한 능력도 가지고 있었는데,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거나 다른 나무를 통해 공간을 뛰어넘어 여행할 수도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인간보다 더 뛰어난 자연에 고개가 숙여지는 것같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구절은 "우리 식물들은 인간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우리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이 부분이었는데, 지금 인간이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연이 사실은 우리의 지배없이도 인간보다 더 오랫동안 평화롭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신비롭고 동화같은 나무회상록을 읽으며 자연의 힘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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