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를 통해 베른하르트 슐링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독일의 전후세대와 그 윗세대의 갈등, 그리고 인간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에 관한 이야기가 아주 흥미로웠다.

 

이번 책은 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다.

<다른 남자>는 죽은 아내의 숨겨진 애인으로부터 받은 편지에 질투심이 생긴 주인공이 아내인척 편지를 보내게 되고, 그 남자에게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그는 아내가 그 남자와 있을때는 자기와 있을때보다 더 명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 남자가 사실은 허풍쟁이에 사기꾼이고 현실의 모든것을 미화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비웃지만, 그와 반대로 현실에 불만만 늘어놓는 자신의 삶이 왜 그렇게 무미건조했는지 알게 된다.

 

<외도>는 동독과 서독의 통일전후에 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비밀경찰에게 아내와 친구의 정보를 알려주는 남편. 남편은 아내를 지키기 위해 한 일이지만, 아내는 그런 남편을 이해하지 못한다.

 

<소녀와 도마뱀>은 1950년대말~1960년대초가 배경인 소설이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서재에 걸려있던 '소녀와 도마뱀' 그림을 소년은 사랑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소년은 그 그림의 비밀을 캐내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과거를 알게 된다. 아버지는 군사재판소 판사였는데 유대인을 보호하려던 동료 판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사실이 있다. 그리고 그 그림을 주인이었던 유대인 집주인으로부터 빼앗은것인지 선물로 받은것인지 나는 이 소설을 통해 확실히 판단할수 없었다. 주인공인 아들은 아버지가 빼앗은것으로 확신한다. 전후세대인 아들이 전쟁세대인 아버지의 죄를 판단할수있을까? 과거로 인해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에 너무 큰 짐이 지워진것 같았다.

 

<청완두>는 바람둥이 남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신기하게도 주인공은 3명의 여자와의 관계를 잘 유지해나가고, 일에서도 성공을 한다. 그러나 성공할때마다 언젠가는 실패할거라는 두려움이 점점 커져간다. 3명의 여자에게 똑같은 내용의 엽서를 보내는 장면은 정말 웃음이 나왔다. 이기적인 사랑을 하던 그는 사고를 당하게 되고 결국 여자들로부터 똑같이 되돌려 받게된다.

 

<아들>은 인생에서 일만 중요시하던 남자가 죽음의 순간에서 아들을 생각한다는 내용이다.

<주유소의 여인>은 결혼생활에 열정을 잃어버린 남자가 낯선 여자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p302 '훌륭한 결혼 생활이란 모두 의식을 먹고 사는 것이 아닌가?'이 말이 인상 깊었다. 겉보기에는 아무 문제 없지만 그렇다고 정말 행복한것은 아닐것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모두 불행해 보이고, 우울해 보이지만, 현실에서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사랑이라고해서 행복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각자의 과거의 경험과 시대 상황이 사랑을 왜곡하게 만들수도 있고, 잘한다고 노력하지만 그 노력이 나쁜 결과로 나타날수도 있다. 소설처럼 사랑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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