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저술 활동에 예니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는 하나, 예니는 어디까지나 "전업주부"였다.
그러다 보니, 평전 전체(삶 전체)특별한 이벤트가 없는것이 아쉽다.
마르크스가 어떠한 사건에 휘말리면 그 결과로 이사를 하고, 이사를 하면서 뒷처리를 하는 예니의 삶을 그리는것이 기본 골격이다.
물론 이게 거짓이 있는것이 아니다.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 보니, 책 자체도 300페이지가 안되고, 평전 전체도 예니가 주인이 아닌 조연 처럼 보이는것이 아쉽다.
물론 예니 마르크스 또는 악마의 아내도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으며 마르크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것과는 달리, 레드 예니는 사실적이며 중립적인 시각으로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수 많은 남자에게 청혼을 받고, 고장에서 최고의 미녀 소리를 들으며, 보장된 삶을 살수 있었던 예니는 어쩌면 마르크스의 사상으로 좀더 진보된 사회의 선지자가 될수 있었다고 생각했을것일까?
물론 결과론적이지만, 주변 여성들에게 예니의 조건으로 마르크스 같은(?)남자와 평생을 함께 할것인지 물어 보면 모두 거절을 한다.
분명히 마르크스 부부의 삶은 비참했다.
한동한 전세계의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바이블로 추앙받던 자본론은 당시엔 1000부도 팔리지 않았던 그저 그런 책이 였다.
엥겔스의 파격적인 금전적 도움에도 부모님이 남겨준 생활 용품을 전당포에 팔아야 했던 그런 삶을 살았다.
하지만 분명한건, 마르크스나 예니나 자신들의 삶을 후회하진 않았던것 같다.
칼 마르크스의 절반이 여기에 잠들다.
간암으로 생을 마감한 예니의 묘비명이다.
묘비명 처럼 마르크스는 예니가 죽은지 2년만에 그녀를 따라간다.
책은 평의하다.
마르크스의 삶을 알고 싶은 사람에겐 오히려 두꺼운 마르크스 평전 보다 가볍게 읽어 내려갈수 있다.
마르크스를 찬양하거나, 비난하지도 않는다.
중립적으로 그의 삶을 공부하는데도 좋은 도움이 될것 같다.
사실상 예니의 삶이 봉사와 희생정신 때문에 수동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에 자칫 원하는 내용이 없어 당황할수 있다.
하지만 분명 한것은 마르크스의 동반자로 그녀가 마르크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인물이였다는지, 이 책은 분명 그려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