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다 - 행복하게 나만의 성공을 만드는법
최윤정 지음 / 더로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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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나는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다

최윤정

2026

더로드




‘달성’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최윤정은 성취와 근면을 삶의 규범으로 내면화해온 현대적 삶의 문법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근본적으로 재사유해온 저자다. 학업과 노동, 결혼과 육아, 생계의 책임에 이르기까지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온 그는, 그 모든 성실함의 연속선 위에서 유방암 진단이라는 예기치 않은 현실과 마주한다. 노력과 인내가 필연적으로 보상으로 환원될 것이라는 믿음이 붕괴되는 순간, 저자는 삶을 관성적으로 지속하는 대신 삶의 전제 자체를 되묻는 선택을 한다. 『나는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다』는 바로 그 질문의 궤적 위에서 형성된 사유의 결과물이다.


이 책은 성취와 근면을 삶의 핵심 가치로 삼아온 사회적 통념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다. 저자가 겨냥하는 대상은 ‘노력’ 그 자체가 아니라, 방향성을 상실한 성실함이다. 타인의 기준과 사회적 기대에 자신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내면은 지속적으로 유예되고, 그 누적된 유예가 번아웃이라는 형태로 표면화된다는 인식은 이 책의 핵심적인 문제의식을 이룬다.


저자는 번아웃을 일시적인 탈진이나 개인의 취약성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자기 자신을 후순위로 미뤄온 시간의 구조적 결과로 파악한다. 이 지점에서 『나는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다』는 개인의 태도를 넘어, 성취 중심 사회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를 비판적으로 조망한다.


책이 제시하는 대안은 속도의 완화가 아니라 중심의 이동이다. 삶을 견뎌야 할 과업의 연쇄로 이해하는 대신, 저자는 삶을 하나의 게임 혹은 놀이의 장으로 재정의한다. 목표 달성 이전의 시간을 소모적 인내로 규정하는 기존 서사와 달리, 각자의 조건과 환경에 적합한 ‘플레이 전략’을 탐색하는 과정 자체를 성장의 본질로 위치시킨다. 여기서 몰입은 도피가 아니라, 삶에 대한 적극적 개입의 방식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인식은 저자의 실제 실천을 통해 구체화된다. 하루 세 시간만 운영되는 소규모 옷가게 ‘입어보는 집’은 효율의 극대화를 지향하지 않는 대신, 제한된 조건 속에서 가치의 재배치를 시도한 사례다. 그 결과는 노동 강도의 증폭이 아니라, 문제 해결력과 창의성의 확장이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애쓰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설계하는가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또한 이 책은 실행을 가로막는 심리적 장벽을 해체하는 전략에도 주목한다. 거창한 목표 설정 대신 ‘매일 세 줄 쓰기’와 같은 최소 단위의 실천을 제안함으로써, 시작을 가로막는 부담을 구조적으로 낮춘다. 성공에 대한 과잉 의식이 오히려 지속성을 저해한다는 통찰은, 기존 자기계발 담론이 반복해온 긴장과 압박의 논리를 전복한다.


후반부에서 논의는 개인이 곧 브랜드가 되는 동시대적 환경으로 확장된다. 저자는 독서와 글쓰기를 단순한 취미나 자기 성찰의 수단으로 환원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생산하는 핵심 역량으로 제시한다. 긍정 프레임, 삶의 지혜, 돈 버는 기술, 성공 게임, 창조자의 길로 정리된 개념들은 생존을 위한 처방이라기보다, 삶의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인식 장치에 가깝다. 특히 성공을 ‘게임’으로 재구성하고 AI 시대의 경제 논리를 전제하는 시도는 기존 자기계발서와 뚜렷한 거리감을 형성한다.


『나는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다』는 독자에게 성공을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성공이라는 개념을 다시 정의할 것을 요구한다. 성실함을 삶의 증명으로 삼아왔음에도 공허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에게, 이 책은 익숙한 공식에서 한 발 물러나 새로운 질문을 시작하라고 제안한다. 그 질문의 종착지는 분명하다. 인간은 버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몰입하며 창조하고 감각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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