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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오래 머물지 않아서 아름답다 - 제2회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 짧은 시 공모전 수상작품집
이생문 외 지음, (사)한국시인협회.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엮음, 나태주 해설 / 문학세계사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

꽃은 오래 머물지 않아서 아름답다
저자 이생문
출판 문학세계사
발매 2025.04.30.

짧은 시 공모전. 나이 65세 이상.
재미 삼아서 60초 영화제 같이 나이 제안이나 시간 제안이 있는 시상식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대분분 xx세 이하의 제안이 많은 사회에서 65세 이상 이라는 “오버”제안이 걸려 있는 시상식 자체가 무척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보통 우리사회의 논란이 있는 등단이라는 제도에 대해서 생각은 많지만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어르신들의 시라고 생각하니 저절로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한편으로 혹시 글을 읽지 못하셨는 분들이 글을 배워 응모하신 분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이 시집을 접하면 안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사회에서는 나이가 들면 듬직하고 어른스러워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이 시상식의 모토인 재치와 유머를 가볍게 여기는 풍토가 있는게 현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공모전의 대상자 이기도한 나태주 시인을 비롯한 나태주,김종해 시인이 서문으로 시작을 한다. 어르신들의 공모전 작품집 모음집이다 보니 가독성이 높은 편집으로 되어 있어 쉽게 읽을 수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상당히 쉬운 해설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독서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집은 4개의 캡터로 구성되어 있다.
1부 : 영감한테 뽀뽀를 했더니 영감이 울었다.
2부 : 추억은 있는데 기억이 없다.
3부 : 필 때는 저마다 더디 오더니
4부 : 꽃은 오래 머물지 않아서 아름답다. 로 구성되어 있다.
프로 시인들의 화려한 문체와 내적 아름다움은 없지만 시 전체에 세월에 대한 내공이 상당히 많이 쌓여 있고 한편으로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그런 시들이 많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시는 3부 필 때는 저 마다 더디 오더니 의 우수상 수상작인 한상준 어르신의 “후회”라는 시 였다.
“저녁 먹고 가렴
자고 가지 그러니
십수 년 전 내가 그랬듯
우리 아들 내외는
저녁밥도 자고 가지도 않았다.
산으로 가신 어머니께 너무 죄송스럽다.”
시집 <꽃은 오래 머물지 않아서 아름답다> 중에서 (104 페이지)
부모님을 뵈러 기면 항상 바쁘다는 이유로, 의무적으로 먹는 밥만 먹고 그냥 오는 내 모습이 너무 후회 스럽고 잘못됨을 느낀다.
이 시에서 마지막 행...
돌아가신 어머니의 대한 죄송함을 이야기 하는 부분에 마음이 많이 아픈 것을 느꼈다.

책 읽는 내내 부모님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지금은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 생각도 났다.
군 복무시절 평생 배우지 못하셨던 할머니의 손 편지를 보고 많이 울었던 생각도 나고...
각 시 마다 수록되어 있는 가벼운 그림도 어르신들의 시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문학적 완성도를 논하는 것은 이 시집에서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여러 어르신들의 다양한 인생 만큼이나 다양한 형태들의 시들이 있고, 다양한 삶의 애환들이 있다.
어떤 시들은 진한 감동, 어떤 시들은 유쾌한 웃음이 난다.

그리고 어떤 시들은 눈물이 나오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수 많은 어르신, 아니 시인분들의 인생을 배울 수 있어서 많은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시간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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