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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1월
평점 :
어떻게 죽음을 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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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 장편소설 | 다산책방
“글을 발표한 지 44년이 지나니
내가 나 자신을 반복하기 시작한다는 두려움이 든다.”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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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는 이 책에서 늙음, 반복, 고갈, 죽음이라는 단어들을 우회하지 않는다. 대신 유머로, 아이러니로, 놀랄 만큼 정직한 문장으로 정면 돌파한다.
한때 잘나가던 아이디어를 반복하며 스스로의 신선함이 사라졌다고 느끼는 순간, 사업이든 창작이든 누구나 맞닥뜨리는 그 한계의 감각.
세계 최고 문학상을 받은 노작가의 글에서 이런 고백을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이 작가의 위대함을 증명한다.
그는 여전히 ‘현명한 작가’이기 이전에 ‘솔직한 인간’으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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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줄거리
노년에 접어든 화자가 삶, 문학, 우정, 죽음, 기억을 자유롭게 횡단하며 써 내려가는 자전적 픽션. 특정한 사건보다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성찰이 중심을 이룬다. 친구의 죽음, 자신의 쇠퇴, 작가로서의 한계, 그리고 독자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까지.
이 소설은 이야기라기보다, 한 인간이 남기는 긴 작별의 문장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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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희극이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비극이다.” (p.257)
80세를 맞이한 작가는 이 책에서 죽음을 철학으로 정리하지 않는다. 대신 일상의 언어로 말한다.
우리는 죽음을 늘 ‘남의 일’처럼 미뤄두지만, 이 소설은 그 거리를 조용히 지운다.
생명 연장의 기술, 의식 이식, 육체의 대체 가능성 같은 담론이 넘치는 시대. 과연 우리는 끝나지 않는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삶에 만족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고 나면, 죽음은 더 이상 공포의 개념이라기보다 오늘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장치로 남는다. 사라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지금이 비로소 소중한 현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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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사처럼 남는 문장
“당신이 있어서 나는 즐거웠다.
정말로 당신이 없었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p.263)
이 문장은 소설 속 화자가 독자에게 남기는 작별이다. 초연하고, 재치 있으며, 우아하다. 마치 교수대 앞에서 던지는 농담처럼, 이 책에는 죽음을 앞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특유의 유머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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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덮고 나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남는다.
나는 어떤 죽음을 맞이하게 될까.
그리고 내 마지막 문장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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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갖는 의미
노년은
성과가 줄어드는 순간,
관계가 하나둘 사라지는 시기,
기억이 흐릿해지는 시간,
그리고 언젠가 반드시 맞이할 끝.
이 소설은 그 모든 ‘감소’를 실패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법을 보여준다.
삶을 낙관하지도, 비관하지도 않는다. 대신 우아하게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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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소설 형식을 빌린 정중한 작별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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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말하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을 더 또렷하게 인식하는 삶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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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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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습니다.
매일 씁니다.
좋아하는 일만 합니다.
#해피리치 #북스타그램 #줄리언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