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한낮인데 어두운 방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에쿠니의 소설.

그녀의 글은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가지 놀란점이 있다면

 

도통 정리가 되지 않는 감정의 흐름 때문에 도저히 지금의 마음이

한마디로 정리되지 않아서 혹시나 말이나 글로 다른이에게 옮기다가

되려 오해가 되거나, 나에겐 너무나도 무거운 이 감정이 매우 가벼운 나의 치부로 돌아올까 두려운

우리같은 어른들의 나약한 감정선을

 

그녀는 아주 친절하게 의식이 움직이고 흐르는대로 참 잘쓴다는 것이다.

 

 

이건 분명 지인들의 경험담을 직접 들었다거나 경험담이 아니라면 이리도 섬세할수 없어. 라고 혼자 단정짓고

주인공인 미야꼬의 감정들을 아주 비밀스럽게, 그리고 왠지모를 불편함을 안고 끝까지 읽어내려간 기억이난다.

 

이렇게 식상하고도 위험한 이야기를 이만큼 순수하게 표현해내다니.

 

우리는 언제까지 그리고 얼마만큼 성숙해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잠시 한것 같다.

 

자신의 세상에서 벗어날 준비를 하는, 떨리고 설레이는 소녀의 마음도 백번 이해하지만

사랑에 빠진 주부 '미야꼬' 가 가엾기가 이를데 없다는 생각은 나만 한것일까.

 

 

미야꼬의 그남자 '존스'씨의 마지막 한줄에서 피식- 하고 실소 했다면

아마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했으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잉여인간 안나
젬마 말리 지음, 유향란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잉여인간 안나] - 무너진 생명윤리의 희생양

 

 

지난 주말 디스토피아 소설 3권을 대기시켜놓고

아주 암울한 미래에 빠져볼 심산으로 [잉여인간 안나]를 읽기 시작했다.

 

잉여인간이라니.

온갖 호기심을 자극받았지만

이렇게 정직하고 극단적인 의미로 사용된 '잉여'가 사뭇 흥미로운 스토리다.

 

디스토피아 라고 일컫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속에 가지고 있는

상식선의 '윤리'의 파괴가 가져오는 혼돈에 대해 좀 더 분노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판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엄청난 가독성에 정신없이 안나를 따라다니고 있지만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인 존재인지, 그들이 만든 비윤리적 행위에 희생 되고 있는 안나를 통해

작가는 크게 어렵지 않게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독자 연령을 낮추어 풀어가고 있는 탄탄 상상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후속작이 이미 나왔다고 하는데

아직 번역본이 출간되지 않았나보다.

 

원서를 주문해놓았는데

얼마나 읽힐지는 미지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안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불안 - 불확실성의 피해

 

 

Botton의 글은 개인적으로 기복이 크다. 만족도가 아니라, 집중도를 말한다.

서너시간만에 뚝딱 읽히는 책이 있는가하면, 각문장을 곱씹어야 하는 책도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에 의해 결론을 내는 그의 박식함에

글을 따라가기가 가끔 벅찰만큼, 한문장에서 제시하는 정보량이 엄청 나다.

 

그렇다..집중력이 크게 필요한 이유는

단 하나라도 놓치기 싫은 그의 문장들 때문이다.

 

<불안> 은 익히 들어 유명한 책이지만

이 책은 마치 <수학의 정석 >같다.

'잔말말고 무조건 읽어보시오' 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너무나 가볍고 무거운 글.

 

 

흔히 자기계발/심리학 분류의 책으로 가장하여

'그렇다 하더라도, 이 불안한 사회에 희망을 잃지 말고 열심히들 살아갑시다' 라는 개나소나 식의 마무리의 책과

는 비교불가 하다.

 

책에서 제시하고있는 불안의 원인과 해법이 너무나 친절히도 구체적이다.

그는 원인을 크게 5가지 (사랑결핍/속물근성/기대/능력주의/불확실성) ,

해법을 5가지 (철학/예술/정치/기독교/보헤미아) 로 나누고 있다.

 

 

<다른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날때부터 자신의 가치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괴로워할 운명을 타고 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결과 다른 사람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이 우리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하게된다 - p.21>

 

 

<질투심을 일으키는 것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 사이의 커다란 불균형이 아니라 오히려 근접 상태다....

... 중략....뛰어난 작가 역시 평범한 삼류작가보다는 자신에게 좀 더 접근한 작가들로부터 질투를 더 받는다. 불균형이 심하면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며, 그 결과 우리에게서 먼것과 우리자신을 비교하지 않게 되거나 그런 비교의 결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게된다. - p.59>


 

 

역사적, 사회적, 인류보편적인 원인을 구체적인 예시와 사실에 근거하여

차분히 설명하는 그의 글은 밑줄을 긋다 그냥 포기하게 만들었다.

오랜시간동안 필요할때마다 꺼내 보아야 할 책.

 

 

그의 말대로 비판에 귀를 귀울이고, 희극이 아닌 비극작품으로.

떠나고 싶을때 떠나고, 가끔은 자유인이 되어.. 나는 여전히 위안을 삼으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매우 교과서적인 말처럼 들리지만,독서에는 어마한 효과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저질적이고 미개한 아티클 따위에서도 나는 누군가가 써내려간 글이 나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믿는 사람중에 한사람이다. 분명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는일은 나에게 해가되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책이주는 최고의 효과는 절대적 간접경험 이다.
반드시 책을 통해에서만 경험할수 있는 세상. 그리고 사람.
읽지 않았다면 내가 죽기전까지도 작게나마 느껴보지 못했을 장소와 이야기.
아마 누구든 그러리라 생각된다.

<천개의찬란한 태양> 이 나에게 그랬다. 이 지구상에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엄연한 사실이지만
나는 느껴볼 수 없는 종류의 절망. 마냥 영화같은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라는것에 오랜만에 나는, 이시대 이땅에 태어난걸 감사히 느끼면서 마리암와 라일라 두 여자의 연민에 빠졌다.
국가의 이념, 그에따른 사회적 사건이 국민들의 의식에 미치는 영향. 이들은 무의식적인것들이다.
난 태어날때부터 민주주의라 분류되는 대한민국에 태어났고, 미흡하지만 그나라 국민으로 보호 받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부당함이 어떤 세상에서는 합법적이다. 말도 안되지만 분명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이다.  
그녀들이 세상에 태어날때부터 가지게 되는 고통의 무게와 고된삶은 우리 상식의 범주를 벗어난다.

심지어 퇴근길 지하철에서  읽어내려가다 피오줌이 터지고, 생니가 빠지는 폭력의 현장을 숨어서 보는 듯한
기분에 구토증세를 느끼기도 했다.
 

조심스러운 말이긴 하지만,인간을 이롭게 하는것이 세상 모든 종교의 공통된 목적이라 한다면,
이곳은 가끔 그 범주도 벗어난다. 하지만 이책에서는 그런곳에서도 '사람'에게서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는 천한 시골여자의 하라미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녀는 쓸모없는 존재였고,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불쌍하고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그녀는 잡초였다. 그녀는 친구이자 벗이자 보호자로서 세상을 떠나고 있었다. 어머니가되어, 드디어 중요한 사람이 되어 이 세상을 떠나고 있었다. 마리암을 이렇게 죽는것이 그리 나쁜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 나쁜건 아니었다. 이건 적법하지 않게 시작된 삶에 대한 적법한 결말이었다.  p.506>

나는 아프가니스탄 이라는 국가에대해 알아가는 중이다. 아주 예전에 게을러서 리뷰를 적진 못했지만, 실화를통해 '절대적 간접 경험'을 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나렌드라 자다브의  <신도버린사람들> 이라는 책도 함께 추천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면도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4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면도날] - 당신보다 의미있는 나의 인생에 대하여

 

 

원초적인 질문에 다양한 해답을 찾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에 흡입되고만다.

래리와 이사벨. 두사람의 대화는 마치 당신의 삶이 더 쓸모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무차별적으로 공격당하고 있는 기분을 들게 한다.

이해한다고 해서 모두 안아줄 수없는 당신들의 인생 한부분에 섞여 살아야 한다는것

우리는 정의내리기 힘든 삶의 목적 앞에서 늘 헤매인다.

 

 

"열정은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으니까. 파스칼은, 가슴은 이성이 이해하지 못하는 나름대로의 이유를 갖고 있다고 말했지. 내생각이 맞는다면 그건 열정이 가슴을 사로잡으면 가슴은 사랑을 위해 세상을 잃어도 좋다는 것을 입증할만한 그럴듯한, 심지어는 결정적인 이유들을 만들어 낸다는 뜻이야. 그래서 명예를 희생 시켜도 좋고 치욕도 그리 큰 대가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지. 열정은 파괴적인 거야" - p.280

 

 

시간이 갈수록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은 늘어나기만하고 내가 일하는 이유, 배우고 공부하는 이유에대해 진중하게 고민해볼 여유를 용납하지 않는 이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가끔씩 찾아오는 딜레마에 한번씩 따귀를 맞는다.

나의 삶에 완벽히 기쁨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그이유를 찾아내기위해 늘 고민하는 모두에게 100년전 배경의 작품에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것은
시대를 불문하고 현재를 사는 우리들이 고민해야 할 의무같은 것이 아닐까 . 

 

 그는 야망도 없고 명예욕도 없다. 어떤 식으로든 유명해지는것은 그가 무엇보다도 싫어하는 일일 것이다. 따라서 그는 자신이 선택한 삶의 행로를 따르며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는 데 만족할것이다...<중략>
 그리고 스스로 사심없이 자제하며 자기완성을 추구하려 노력하다 보면 저술 활동이나 대중 연설 못지 않게 사회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p.5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