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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불안 - 불확실성의 피해
Botton의 글은 개인적으로 기복이 크다. 만족도가 아니라, 집중도를 말한다.
서너시간만에 뚝딱 읽히는 책이 있는가하면, 각문장을 곱씹어야 하는 책도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에 의해 결론을 내는 그의 박식함에
글을 따라가기가 가끔 벅찰만큼, 한문장에서 제시하는 정보량이 엄청 나다.
그렇다..집중력이 크게 필요한 이유는
단 하나라도 놓치기 싫은 그의 문장들 때문이다.
<불안> 은 익히 들어 유명한 책이지만
이 책은 마치 <수학의 정석 >같다.
'잔말말고 무조건 읽어보시오' 하고 싶지만, 그러기엔 너무나 가볍고 무거운 글.
흔히 자기계발/심리학 분류의 책으로 가장하여
'그렇다 하더라도, 이 불안한 사회에 희망을 잃지 말고 열심히들 살아갑시다' 라는 개나소나 식의 마무리의 책과
는 비교불가 하다.
책에서 제시하고있는 불안의 원인과 해법이 너무나 친절히도 구체적이다.
그는 원인을 크게 5가지 (사랑결핍/속물근성/기대/능력주의/불확실성) ,
해법을 5가지 (철학/예술/정치/기독교/보헤미아) 로 나누고 있다.
<다른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날때부터 자신의 가치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괴로워할 운명을 타고 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결과 다른 사람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이 우리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하게된다 - p.21>
<질투심을 일으키는 것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 사이의 커다란 불균형이 아니라 오히려 근접 상태다....
... 중략....뛰어난 작가 역시 평범한 삼류작가보다는 자신에게 좀 더 접근한 작가들로부터 질투를 더 받는다. 불균형이 심하면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며, 그 결과 우리에게서 먼것과 우리자신을 비교하지 않게 되거나 그런 비교의 결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게된다. - p.59>
역사적, 사회적, 인류보편적인 원인을 구체적인 예시와 사실에 근거하여
차분히 설명하는 그의 글은 밑줄을 긋다 그냥 포기하게 만들었다.
오랜시간동안 필요할때마다 꺼내 보아야 할 책.
그의 말대로 비판에 귀를 귀울이고, 희극이 아닌 비극작품으로.
떠나고 싶을때 떠나고, 가끔은 자유인이 되어.. 나는 여전히 위안을 삼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