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달링
요한나 판 베인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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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상흔이 남은 도시에서 영매 소녀 로스는 반려 혼령 루트와 함께 살아간다. 서로가 세상의 전부였던 둘의 삶은 어느 날 미망인 아흐네스가 찾아오면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아흐네스에게 강하게 끌린 로스는 처음으로 루트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세 사람 사이에는 질투와 집착, 욕망이 얽혀든다.

여기에 아흐네스의 죽은 남편 토마스의 혼령까지 개입하면서 상황은 점점 위험해지고, 비극적인 살인 사건이 벌어지면서 로스는 유력한 용의자로 몰린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음산하고 축축한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비 내리는 거리와 오래된 저택, 강령술과 혼령이 등장하는데 읽는 내내 눅눅하고 서늘한 기분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사건보다 인물들의 관계가 더 흥미로웠다. 로스와 루트의 관계는 애틋하면서도 어딘가 불편하고 섬뜩해서 계속 눈길이 갔다. 서로를 구원하면서도 파괴하는 관계가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느꼈다.

전개는 조금 느린 편이지만 분위기에 한번 빠지면 생각보다 술술 읽힌다. 화려한 사건보다는 인물들의 감정선과 관계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고딕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와 관계 중심의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꽤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마이달링 #요한나판베인 #문학수첩 #책추천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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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메이든스 - 사람을 먹는 자들의 계보
로이드 데버로 리처즈 지음, 이동윤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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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메이든스』는 책 소개를 보자마자 궁금해져서 읽게 된 작품이다. 틱톡에서 입소문을 타며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대가 컸는데, 다 읽고 나니 왜 그렇게 화제가 되었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이야기는 놀이공원에서 어린 소녀 미시 후퍼가 실종되면서 시작된다. 사건을 맡은 FBI 법의인류학자 크리스틴 프루지크는 수사를 진행하던 중 피해자들에게서 이상한 공통점을 발견한다. 희생자들은 모두 물가 근처에서 목이 졸린 채 발견되었고, 훼손된 시신 안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돌 조각상이 발견된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남긴 흔적처럼 보이는 그 돌 조각상은 사건의 가장 큰 미스터리로 자리 잡는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사건은 점점 더 복잡해진다. 유력한 용의자가 체포되지만 크리스틴은 어딘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지울 수 없고, 계속해서 단서를 추적한다. 그러던 중 피해자들에게서 발견된 돌 조각상이 파푸아뉴기니의 죽음 의식과 관련된 유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사건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크리스틴이 단서를 하나씩 연결해 가는 과정이었다. 작은 흔적도 놓치지 않으려는 집요함 덕분에 사건이 조금씩 풀려가는 재미가 있었고, 자연스럽게 다음 장을 넘기게 됐다. 시신에서 발견되는 돌 조각상 역시 끝까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요소였다.

크리스틴의 과거가 조금씩 드러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현재의 사건을 쫓는 과정 속에서 그녀가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상처와 기억이 함께 드러나는데, 덕분에 단순한 범죄 수사물이 아니라 한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후반부로 갈수록 범인과 크리스틴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긴장감은 더욱 커진다. 범인은 자신과 크리스틴이 닮았다고 말하지만, 오히려 그 지점에서 같은 상처를 가졌더라도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잔혹한 사건 자체보다 인물들의 심리와 집착을 따라가는 데 더 큰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마치 범죄 수사 드라마를 한 편 정주행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범죄 스릴러나 심리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스톤메이든스 #사람을먹는자들의계보 #로이드데버로리처즈 #다산책방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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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먼드힐의 이층 버스
이경진 지음 / 북플레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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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을 질문을 《리치먼드힐의 이층 버스》는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게 풀어낸다.

캐나다 리치먼드힐에 사는 한국인 부부 민정과 철수는 아들 타미와 함께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어느 비 오는 여름날, 타미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면서 민정의 삶은 절망에 휩싸인다.

매일 병원을 오가던 민정은 어느 날 신비한 이층 버스를 만나게 된다. 버스에서 내린 순간, 그녀는 남편 철수를 처음 만났던 스무 살 시절의 자신으로 돌아가 있음을 알게 된다. 이후 민정은 이층 버스를 통해 여러 차례 과거를 오가며 젊은 시절의 사랑, 어린 시절의 상처, 가족과의 기억 등 자신의 인생 속 중요한 순간들을 다시 마주한다.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과 아팠던 순간을 되돌아보면서 민정은 자신이 외면해 왔던 감정과 상처를 이해하게 되고, 지금의 자신을 만든 선택들의 의미를 깨닫기 시작한다. 동시에 아들 타미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선다.

책을 읽는 내내 가장 많이 떠오른 단어는 ‘평범함’이었다. 우리는 늘 더 나은 미래와 더 큰 행복을 꿈꾸며 살아가지만, 정작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은 당연하게 여기며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민정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성공도 특별한 삶도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그 평범한 하루가 사실은 가장 어려운 행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문장이 반복되는 부분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누구에게나 같은 시간이 주어지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삶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과거를 후회해 본 사람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소설이라고 느꼈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지만, 민정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니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든 것도 그 모든 선택과 시간이었음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다.

책을 덮고 나니 과거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보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을 더 소중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또한 아무 일 없이 평범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리치먼드힐의 이층 버스》는 화려한 사건보다 사람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책이다.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읽고 난 뒤에는 긴 여운이 남는다. 읽는 동안 여러 번 마음이 먹먹해졌고, 책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민정의 이야기가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무엇보다 주인공 이름이 나와 같은 ‘민정’이라 괜히 더 정이 갔던 건 안 비밀이다. 그래서인지 감정선에 더 몰입하며 읽게 됐던 것 같다. 😊

@gbb_mom @_book_pleaser
♥<단단한 맘의 서평모집>을 통해 도서 협찬 받았어요.

#리치먼드힐의이층버스 #이경진 #북플레저 #단단한맘서평단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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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위선자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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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간호사이자 싱글맘인 메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심리 스릴러.

이야기는 어느 날 “딸을 납치했다”는 의문의 전화가 걸려오면서 시작된다. 이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사건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난다.

한편 젊은 여성 케이틀린이 육교에서 추락해 혼수상태에 빠진다. 처음에는 단순한 자살 사건으로 여겨졌지만, 사건 당시 육교 위에 두 사람이 있었다는 목격담이 나오면서 수사는 타살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

메건은 병원에서 케이틀린을 돌보며 그녀의 사연에 점점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러는 사이 동네에서는 여성들을 노린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메건 주변 사람들의 숨겨진 비밀과 거짓말도 하나씩 드러난다. 등장인물마다 저마다의 비밀이 있고, 행동 하나하나가 수상해서 계속 의심하게 만든다.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메건은 자신이 믿었던 사람들과 안전하다고 여겼던 일상에 의문을 품게 된다.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인물들 사이의 숨겨진 관계가 밝혀지고, 마지막에는 모든 사건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돼 사건의 전말이 쉽게 드러나지 않아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읽을 수 있었다. 등장인물마다 한 번쯤은 의심이 가서 자연스럽게 여러 가능성을 추리하게 만드는 점도 재미있었다.

결말을 알고 나니 앞부분에 나왔던 장면들이 새롭게 보였다. 사건이 하나씩 맞춰지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마지막까지 궁금증을 놓지 않게 만드는 전개가 인상적이었다. 반전도 예상 못 했는데, 생각해 보니 나는 늘 이런 반전에 속는 편이다.

화려한 액션이나 자극적인 범죄 묘사보다는 인물들의 심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큰 작품이었다. 심리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해피북스투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다정한위선자 #메리쿠비카 #해피북스투유 #해북이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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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
스즈키 도시타카 지음, 김소연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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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행동학자가 20년 동안 박새를 연구하며 ‘새의 언어’를 밝혀낸 과정을 담은 과학 에세이이자 탐구 기록.

어릴 적부터 자연 관찰을 좋아했던 저자는 연구자가 된 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새인 박새에 주목한다. 그는 박새들이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울음소리를 내는 것을 발견하고, 그 소리에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운다.

이후 숲속에서 수년간 박새를 관찰하며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새들의 반응을 살피고 특정 울음소리를 녹음해 들려주며 의미를 분석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박새들이 단순히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알리거나 동료를 부르는 등 각각 다른 뜻을 가진 ‘단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여러 울음소리를 일정한 순서로 조합해 새로운 의미를 전달한다는 점을 발견하면서, 새들도 인간처럼 일종의 ‘문법’을 사용한다는 증거를 찾아낸다. 결국 그는 박새들이 자신들만의 언어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인간 역시 자연의 수많은 언어 가운데 하나를 사용하는 존재일 뿐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과학 에세이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니, 어렵고 딱딱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유쾌한 문체와 흥미로운 실험 이야기에 빠져들어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다.

그저 지저귀는 소리로만 들렸던 새소리가 서로 의미를 주고받는 언어일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고 난 뒤에는 길을 걷다 들리는 새소리도 예전과는 다르게 들릴 것 같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자연의 세계가 얼마나 넓고 신비로운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 흥미로운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어요.

#나에게는새의말이들린다 #스즈키도시타카 #오팬하우스 #에세이 #동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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