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짓말이다
김탁환 지음 / 북스피어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세월호'
이 참사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적든 많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된다.
나 또한 세월호 참사로 인해 변한 것이 있다.
그날은 짝궁이 사랑니를 뽑은지 일주일이 지나 실밥을 뽑는 날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오전 10시쯤 병원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병원 곳곳에 틀어놓은 텔레비전 화면을 보니 그때 새누리당 당대표인지 뭔지 경선을 할때였던 것 같다. 그것을 tv토론식으로 중계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속보가 떴다.
제주도로 가는 배가 침몰 중이라는 것이었다.
그때 화면은 배가 많이 바다에 잠긴 상태였다. 잠시 후 전원구조라는 오보가 떴다. 그래서 난 예전 서페리호 사건을 떠올렸다가 다행히 모두들 구조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안심했다. 그리고 병원을 나왔다.
하지만 그건 거짓말이었다.
세월호 참사는 그렇게 처음부터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언론과 정부는 우리를 거짓말로 농락했다.
짝궁과 살고 있는 우리집엔 텔레비전이 없다. 이명박때부터 공중파든 종편이든 나에겐 바보놀음같아 보여 보고 싶은 프로그램은 다운받아보거나 인터넷으로 온에어로 보았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방송을 보면서 구조가 되고 있는지, 어떤지를 실시간으로 알아보았다.
하지만 구조는 소식이 없고 무슨 지상최대의 작전을 방불케한다고 요란만 피워댔다.
그러다 팩트TV와 고발뉴스가 같이 방송하는 인터넷 방송을 보았고, 국민 TV와 뉴스타파를 보았다.
그들이 말하는 진실은 공중파와 종편의 방송과 완전히 반대였다.
우리는 도대체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맞는가?
의문이 들었다.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에 나오는 임금처럼 자신이 벌거벗고 있으면서도 사기꾼과 아첨꾼의 말만 믿고 화려한 옷을 입고 있다고 믿은 임금, 그런 임금의 말을 믿는 백성들.
우리는 그 사람들과 똑같지 않았을까?
직접 그 곳에서 있던 세월호 가족들이 정부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소리치고 진실을 이야기 했지만 방송에서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수많은 잠수사를 동원해서 구조를 하고 있다라는 거짓말을 믿은 것은 아닐까?!
트라우마.
나 또한 2년 넘게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알게 모르게 트라우마가 생겼다.
정부와 방송과 언론을 불신하게 되었고(아마도 그들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못할 것이다), 새누리는 그렇다고 치고, 야당 조차도 국민을 배신했던 것에(뿌리깊은 부패는 결국 곪아서 썩어 냄새를 풍긴다. 그 냄새가 과연 한쪽에서만 나는 것일까?) 진저리를 쳤다. 한동안은 세월호를 떠올리면 내 자신이나 내 소중한 사람들이 배 안에 갇혔다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절망적인 상상에 몸서리를 쳤다.(아마도 막내동생이 고2였었기 때문에 더욱더 그랬던 것 같다.)
목격자가 된다는 것이 이렇듯 일상에 많은 영향을 미칠 줄은 몰랐다.
어느 유튜브에 이런 영상이 있었다.
세월호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사람들은 각자 의자에 앉아 멍하니 있다가 다들 울어버렸다.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도 아닌데도 그저 같은 나라의 국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될 수 있을까?
우리는 그 참사의 목격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참사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거짓말만 난무하며, 이 참사가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 세월호 유가족이 소리쳤다.
자신이 외면했던 그 많은 사건들-광주민주항쟁, 대구지하철 참사, 형제복지원, 실미도, 용산참사 등등 이 끝도 없는 참사들-로 인해 자신이 피해자가 되었다고. 그래서 후회한다고.
그렇다.
우리는 이 문제를 외면하는 순간, 다음 참사는 바로 우리들이 대상이 될 것이다.
내 손목엔 2년 넘게 노란 세월호 팔찌가 둘러져있다. 세수를 할때도 빼놓지 않고 있다.
이 모든 거짓말들이 밝혀지고 진실이 오롯이 떠올랐을때 내 손목의 세월호 팔찌는 자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소금인형'을 떠올렸다.
깊이를 알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
고 김관홍 잠수사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감사하다.
심해잠수와 그들이 한 포옹을 깊이 이해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