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닉스 - 죽을 수 없는 남자
디온 메이어 지음, 서효령 옮김 / artenoir(아르테누아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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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악마의 산'을 기억에 남게 읽어서인지 디온 메이어의 이름은 내 책장 속에 새겨져있다.

이번 '페닉스'는 '악마의 산'에서 총경으로 나왔던 맷 주버트가 주인공이다.

물론 베니 그리설도 등장한다. (그의 알콜중독은 하루이틀이 아니었다. 나 또한 알콜을 좋아하는 입장에서-중독이나 과음을 하는 건 아니고 개인적으로 혼자 마시거나 괴로워서 마시는 것은 금하고 있다. 혼자 마시고 괴로움을 피하기 위해 먹는 알콜은 중독으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ㅜㅜ 그래서 그리설의 마음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제발 알콜중독을 이겨내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번달이 가기전에 '13시간'을 읽어야겠다. 그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기에.)

베니 그리설은 '페닉스'에 나오는 하나의 사건을 어찌나 잘 해결하는지 정말이지 천재적인 수사관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의 마음의 치료는 그 어떤 것으로 치료될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페닉스'의 맷 주버트도 베니 그리설과 다를 바 없었다. 부인 라라의 죽음 이후로 주버트의 삶 또한 사는게 사는게 아니었다. 매일 죽음을 꿈꾸며 무기력하게 사는 곰같은 사내 맷 주버트.

새로운 경무관의 지시로 인해 다이어트와 심리치료를 받게 된 주버트는 박사 '한나'를 만나게 되며 조금씩 삶에 대한 애착을 가지게 된다. 인간은 '사랑'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맷 주버트에게 주어진 살인사건.

성공한 ceo, 보석 디자이너, 다리를 저는 실업자, 어부, 미용업계의 대부 그리고 목사까지 살해당한다.

이 여섯명의 피해자는 언뜻보면 아무런 연관이 없어보였고 피해자 가족들에게 물어보아도 다들 모른다고 하지만 점차 밝혀지는 진실은 참혹 그 자체였다.

오래전 읽었던 헤닝 망켈의 '다섯번째 여인'이 생각났다.('페닉스'가 괜찮다면 '다섯번째 여인'도 읽기를 추천한다. 헤닝 망켈의 소설은 느리게 사건이 전개되지만 읽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입장이지만 ^^;;)


디온 메이어의 소설들은 거칠다. 그의 책들은 상냥하지도 그렇다고 연민에 가득차게 만들지도 않는다. 그래서 더 안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먼 나라의 이야기이지만 그 먼나라에 사는 사람들 또한 우리와 같은 뜨거운 붉은 피를 가진 사람들 아니던가. 아프고 슬프고 절망스럽지만 그래도 삶에 대한 애착을 가지는 사람들.

그래서 그들을 응원해주고 싶다.


[그리설이 술에 중독된 것처럼 너는 영혼의 어둠에 중독됐다고 말해. 하지만 차이가 있어, 박사. 당신은 맷 주버트를 어둠속에서 꺼낼 수 있겠지만 맷 주버트에게서 어둠을 빼낼 수는 없어. 가시철사 한 가닥을 박은 나무 몸통이 커지면 철사는 영원히 나무를 할퀴고 찢어서 수액이 계속 흘러나오듯, 어둠은 그의 살 일부가 되어 계속 커져 왔다. - 195페이지.]


상처가 곪으면 반드시 칼로 째서 고름을 빼내야한다. 안그러면 살은 썩어들어가며 아픔은 더 커진다.

상처는 아물고, 아픔은 가셔질 것이다. 비록 혹독한 흉터가 남는다 할지라도 말이다.


맷 주버트와 베니 그리설의 상처도 그러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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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레퀴엠 버티고 시리즈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윤철희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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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스 레인코트가 전채요리(에피타이저)였다면 이번 LA레퀴엠은 알짜배기 본요리(메인요리)였다.

위트와 긍정주의자이자 로맨티스트?인 엘비스 콜(사실 소설 속에서 많은 이들이 콜에게 엘비스라는 이름으로 고생한다는 식으로 의미심장하게 정말 그 이름이 맞냐고 되묻는데 마치 엘비스라는 이름이 그렇게 웃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로서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그 엘비스인거 같은데 그게 웃기나?라는 생각이 들고, 내 입장에서는 아무 상관도 없을 것 같은데 소설 속에서는 웃음?의 대상이 된 것 같아 감정코드가 우리와 틀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ㅋㅋ 개인적으로 엘비스 프레슬리 음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 이름 괜찮은데 말이다.)은 이번 작품으로 매력이 팡팡 터졌다고 생각한다.

몽키스 레인코트에서는 엘비스보다 파트너 조 파이크가 더 매력적으로 보였는데(원래 과묵하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ㅡㅡ) LA레퀴엠에서의 엘비스는 그가 항상 입에 달고 사는 세계 제일의 탐정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동료 살해범이라는 불명예로 퇴직한 전직 경찰 조 파이크는 어느날 엘비스에게 한때 연인이었던 카렌 가르시아의 실종사건을 의뢰한다. 단순 가출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루만에 시체로 발견된 그녀. 범인을 잡아달라는 카렌 아버지의 부탁으로 정식 의뢰를 받지만 불친절한 경찰들로 인해 사건은 꼬여만 가고 용의자로 의심받던 남자가 살해당하며 사건은 걷잡을 수 없는 롤러코스터를 탄다. 카렌은 연쇄살인의 다섯번째 희생자였고, 용의자로 의심받던 남자를 살해한 죄로 조 파이터가 구속된 것이다. 과연 엘비스는 친구 조 파이터의 누명을 벗겨내고 연쇄살인의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처음 1부는 조 파이터의 과거(경찰시절의 파이터, 그리고 그의 파트너 위즈니악-조 파이터는 그를 죽였다?!의 이야기. 그리고 그의 어린시절과 사랑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말이 없는 조 파이터지만 그의 행동은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2부는 연쇄살인범과 엘비스의 추적으로 이루어져있다.


단순히 스피드한 사건전개들이 늘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은 엘비스 콜을 따라서 그의 심정, 그의 행동, 그의 선택으로 인해 그가 잃어야하는 것, 그리고 잃지 않은 것으로 채워져있다.

선택.

우리 또한 엘비스처럼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을 것이고 미래에도 그러할 것이다.

(바다에서 풍랑을 만난 배가 좌초되고 구조선이 하나밖에 없었다. 겨우 구조선에 올라타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다급하게 나의 손을 잡았다.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이 구조선 밖에서 나의 손을 잡고 배에 태워주기를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이미 구조선 안은 가득 찼고 더 이상 사람을 태웠다가는 구조선마저도 뒤집히고 말 것이다. 그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이 사례는 유명하다. 대부분 사람들이 구조를 원한 사람의 손을 뿌리친다. 그리고 그 사람은 죽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처벌받지 아니한다. 법적으로. 하지만 내 마음도 처벌받지 않을까?!)


엘비스의 말로 끝맺음을 대신한다.


[청명하고 밝지만 별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 하늘 아래에서 어둠에 잠긴 굽이진 산길을 내려갔다. 이제 화재는 진압됐다. 화재의 열기는 더는 없다. 열기는 나중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LA에 처음 왔을때, 육군을 갓 제대한 나는 별자리를 이용해서 방향을 찾는 데 익숙한 상태였다. LA의 하늘은 조명 때문에 너무 밝은 탓에 제일 밝은 별들만 볼 수 있다. 그나마도 희미하고 흐리다. 나는 툭하면 농담처럼 너무도 많은 사람이 방향을 잃는 건 이렇게 별들이 없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그 시절 나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은 쉽다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은 그에 대해 더 잘 안다. 우리 중 일부는 우리를 안내하는 단 한 점의 불빛으로도 길을 찾아내지만, 어떤 사람들은 별들이 펼쳐진 시야가 네온 천장처럼 선명할 때조차 길을 잃는다. 세상의 윤리와 도덕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일은 없지만, 감정은 그렇다. 우리는 적응하는 걸 배운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가 나아갈 길을 안내받으려고 사용하는 별들은 우리 외부가 아니라 우리 내면에서 같이 지내려고 우리를 찾아온다. -p179]


우리는 살면서 삶 속에서 길을 종종 잃는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잃고 싶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면 또한 우리가 가장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알고 있다면 길을 잃었어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왜냐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우리 바로 곁에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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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 스토리콜렉터 55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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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스파이?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스파이의 개념을 몽땅 뒤집고 진정한 히어로의 모습인 폴리팩스 부인, 아니 폴리팩스 할머니.

어쩌면 그녀는 현재 고령화시대의 노년층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였는지도 모르겠다. ^^(보고있나? 정원이 여러분들. 스파이는 이분처럼 하는겁니다. 컴 앞에서 댓글을 다는 것이 아니라. ㅡㅡ)


이 책은 우리나라에 출간된 폴리팩스 시리즈의 세번째 책이다.

이 책의 저자 도로시 길먼은 남편과 이혼하고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식료품점에서 일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자신도 당당하고 쓸모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평범한 할머니가 CIA의 요원이 되어 벌이는 모험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 속에서 나오는 폴리팩스와 데비의 모습이 심상치 않게 다가온다.

당연하지 않은가.

이 세상에는 쓸모없는 존재라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물론 나 한 사람 죽는다고 해서 이 세상이 갑자기 망하는것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예전의 어느 글에서 하늘의 수많은 별들이 생성되고 소멸하는 과정을 보면 '먼지 한톨'로 인한 일이라고 하였다.

그 하찮고 쓸모없는? 먼지 한톨이 별을 만들고 별을 소멸시키는 것이다.


이 책 속의 폴리팩스 부인은 불가리아의 지하조직에게 여권을 전달하기 위해서 비행기를 타는데 그 과정에서 여행을 하는 젊은이들의 무리를 만난다. 그 우연한 만남이 결국 얼마나 많은 사건을 유발하는지, 불교에서 말하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바로 그 말 그대로이다. 불가리아에 도착하자마자 우연히 만난 필립이라는 젊은이가 공안쪽 사람들에게 끌려가자 그녀는 자신의 임무와는 별개로 필립을 구하기 위해 데비라는 여자애와 함께 행동하게 된다. 일이 요리조리 꼬이고 생명의 위협까지 받게 되는 폴리팩스와 데비. 과연 임무는 완수할 수 있을지, 필립을 구할 수는 있을지 아리송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내내 흐믓한 미소와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이유는 바로 폴리팩스 부인만의 매력이다. 무한 긍정주의의 오지랖과 무대포.


많은 사람들이 폴리팩스 부인의 오지랖을 쓸모없는 관심이라며 무시하고 하찮게 여겼지만 그녀의 오지랖은 그녀의 삶 속에서 또는 다른 사람의 삶 또한 바꾸는 계기가 된다.

그러니 어떻게 그녀의 오지랖을 쓸모없는 것이라 치부하겠는가.

그래서 그녀는 진정한 히어로인 것이다.

악당을 물리치고 지구를 지키는 것만이 히어로가 아니라(사실 얼마나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가!)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피 한방울 나오지 않아도 정의를 세우고 모두들 행복하게 한다면 충분하지 않은가?!


네잎클러버(유전자적으로 보면 돌연변이에 불과하다)가 행운을 뜻한다면 세잎클러버는 행복을 뜻한다고 한다.

나로서는 어쩌다 혹은 영영 오지 않을 행운을 바라기보단 행복을 얻고 싶다.

폴리팩스 부인은 세잎클러버같은 사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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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첩 버티고 시리즈
이언 랜킨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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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버스 시리즈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몇권 쟁겨놓았지만 이리저리 일에 치이다보니 이번에 나온 '검은 수첩'이 처음으로 접한 존 리버스 시리즈네, 라고 생각했는데 오래전 읽은 '부활하는 남자들'이 존 리버스 시리즈 중 하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시기에 87분서에 빠졌더랬는데(사실 탐정물도 좋지만 형사물을 더 좋아했던 나로서는 87분서도 우리나라에 번역된 것은 몇권 안되었다.) 부활하는 남자들도 재미있게 읽었었다. 이번에 오픈하우스에서 꾸준히 존 리버스 시리즈를 내는 것에 무척이나 환영하고 독자로서 기쁘기 그지없다. 제발 중단하지 말기를. (사실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시청률이 안나오면 폐지되는데 열악한 출판환경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안팔리면 두번 다시 안내는 것이다. 그렇게 중단된 시리즈는 얼마나 많고, 그렇게 망한 출판사는 얼마나 많은가. ㅜㅜ)

 

검은 수첩은 존 리버스의 다섯번째 시리즈이다. (20편 정도의 존리버스 시리즈가 있다니, 이 모두가 다 출간되길 바란다. 그런다면 독자로서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

 

존의 동료 홈스가 머리를 강타당해 의식을 잃으면서 이 책은 시작된다. 홈스가 항상 지니고다닌 '검은 수첩'때문이라고 생각한 존은 암호로 쓰여진(그렇게 거창한 암호는 아니지만) 홈스의 검은수첩을 살펴본다. 그 검은 수첩에는 오래전 화재로 불타버린 센트럴 호텔에 관한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그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있었는데 그는 화재로 인해 죽은 것이 아니라 총상으로 인한 사망이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와 협동해서 불법 고리대금업을 하는 거물 빅 제르 캐퍼티를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게 되는 존. 마약으로 인해 감옥에 갔다온 말썽쟁이 동생 마이클이 집안으로 굴러들어오고, 연인에게 쫓겨나기까지 한 존 리버스. 그에게 '설상가상'이라는 고사성어가 이토록 어울리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은 특유의 재치를 잊지 않는다. 그의 농담에 피식, 웃음이 나오면서 팽팽해진 긴장감이 어느 정도 해소되어 좋았다.

독불장군 같은 그의 모습에 경찰서안에도 밖에도 적이 많은 존이지만 그래도 그는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알고 있다. 그리고 옳은 것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줄 안다. 그러기에 홈스도 그리고 새로운 동료 쇼반 클락도 그를 믿고 따른다.

이 책 중반까지는 수많은 떡밥들이 뿌려져있다. 수많은 의혹들과 증거들, 그리고 사라진 사람들.

존을 믿고 따라가보면 어느새 꼬여진 실타래가 풀려지며 폭염에 갑작스럽게 내려지는 소나기처럼 시원함을 느낀다.

(물론 여전히 우울함을 남기기도 하지만, 뭐 세상일이라는 것이 그렇지 않은가. 아무리 길거리를 깨끗하게 청소한다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쓰레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니까.)

 

그의 다음 활약을 기대하며 쟁겨놓은 그의 이야기를 읽어봐야겠다.

경찰물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존 리버스를 강력 추천하며 이만 총총.

 

(이번 여름-왠지 엄청 길고 더울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에는 그래도 편안하게 책을 읽을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 우리 국민 모두에게 경의를 표하며 우리 시민혁명 '승리'의 기억을  잊지 말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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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이펙트
페터 회 지음, 김진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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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터 회의 캐릭터들은 독특하다. 살아가면서 이런 사람들을 만날 수나 있으려나? 할 정도로 개성이 넘친다.

처음에 페터 회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을 읽었을때는 한 장 한 장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난해했다. 하지만 적어도 여성과 아동에 대한 지대한 존경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수잔이펙트는 마치 여성히어로물을 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수잔의 용기, 지혜, 재치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그녀가 그러는 이유는 자신과 가족에 제한되기 하지만 말이다.

수잔과 수잔의 남편, 그리고 그들의 쌍둥이 아이들은 소위 엑스맨가족이다.

수잔 곁에 가까이 있으면 있을수록 사람들은 진실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수잔의 가족들은 모이면 모일수록 그 능력이 증폭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이 수잔은 물리학자이다. 과학자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 게다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수잔이펙트는 전혀 과학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다. 물리학을 신봉하면서도 그녀는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 자신의 능력을 이용한다.


수잔과 수잔의 가족들은 인도에서 사고를 치고 수잔은 25년형을 선고받는다. 어느날 덴마크 국가기관의 사람으로부터 미래위원회위원들의 마지막 보고서를 찾아내면 수잔가족의 모든 혐의를 벗겨주겠다고 제의한다. 수잔은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해 제의를 수락하지만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되고 미래위원회위원들이 차례로 살해당한다. 과연 미래위원회의 마지막 보고서에는 어떠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 내용은 무엇인가?


수잔의 걸음을 쫒아가다보면 거대한 음모와 권력, 욕심과 맞닥뜨린다. 그 속에서 나는 우리의 현실을 보았다.


[불균형은 아직 제대로 인식되지도 않았습니다. 덴마크의 현실을 보세요. 정치가들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고 이해집단들은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려고 혈안이 돼있고 언론은 진실을 알면서도 말하지 못합니다. ? 진실을 들으려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문제는 우리 밖에 있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들 자신, 과소비와 빚더미에 앉아 있는 우리들이 문제인 겁니다.]

-p269


[물리학자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자유로운 선택이라는 건 환상속에나 있는 겁니다. 우리 모두는 생물학적 존재예요. 경쟁에서 생겨났다고요. 인간의 신경체계는 더 많이 뺏어 챙기는 걸로 프로그래밍돼 있어요. 그게 뭐가 됐든.]

-p271~272


[...민주주의의 가장 큰 위험은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끝까지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데 있어.]

-p289


과소비라는 말만 빼면 바로 지금 우리나라와 똑같다. 결국 인간이 살아가는 곳은 늦든 빠르든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길을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리학자와 물리학 용어들이 많이 나오지만 결코 이 책은 어렵지 않다. 물론 물리학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읽어내려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물리학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수잔이펙트는 매력적인 책인 것은 확실하다.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마지막으로 수잔은 자신의 멘토 안드레아에게 자신의 능력 수잔이펙트에 대해서 말한다. 수잔이펙트의 가장 깊은 곳에 존재하는 것은 바로 타인이라고 말한다. 사람의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사는 건 바로 타인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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