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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레퀴엠 ㅣ 버티고 시리즈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윤철희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몽키스 레인코트가 전채요리(에피타이저)였다면 이번 LA레퀴엠은 알짜배기 본요리(메인요리)였다.
위트와 긍정주의자이자 로맨티스트?인 엘비스 콜(사실 소설 속에서 많은 이들이 콜에게 엘비스라는 이름으로 고생한다는 식으로 의미심장하게 정말 그 이름이 맞냐고 되묻는데 마치 엘비스라는 이름이 그렇게 웃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로서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그 엘비스인거 같은데 그게 웃기나?라는 생각이 들고, 내 입장에서는 아무 상관도 없을 것 같은데 소설 속에서는 웃음?의 대상이 된 것 같아 감정코드가 우리와 틀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ㅋㅋ 개인적으로 엘비스 프레슬리 음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 이름 괜찮은데 말이다.)은 이번 작품으로 매력이 팡팡 터졌다고 생각한다.
몽키스 레인코트에서는 엘비스보다 파트너 조 파이크가 더 매력적으로 보였는데(원래 과묵하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ㅡㅡ) LA레퀴엠에서의 엘비스는 그가 항상 입에 달고 사는 세계 제일의 탐정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동료 살해범이라는 불명예로 퇴직한 전직 경찰 조 파이크는 어느날 엘비스에게 한때 연인이었던 카렌 가르시아의 실종사건을 의뢰한다. 단순 가출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루만에 시체로 발견된 그녀. 범인을 잡아달라는 카렌 아버지의 부탁으로 정식 의뢰를 받지만 불친절한 경찰들로 인해 사건은 꼬여만 가고 용의자로 의심받던 남자가 살해당하며 사건은 걷잡을 수 없는 롤러코스터를 탄다. 카렌은 연쇄살인의 다섯번째 희생자였고, 용의자로 의심받던 남자를 살해한 죄로 조 파이터가 구속된 것이다. 과연 엘비스는 친구 조 파이터의 누명을 벗겨내고 연쇄살인의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처음 1부는 조 파이터의 과거(경찰시절의 파이터, 그리고 그의 파트너 위즈니악-조 파이터는 그를 죽였다?!의 이야기. 그리고 그의 어린시절과 사랑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말이 없는 조 파이터지만 그의 행동은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2부는 연쇄살인범과 엘비스의 추적으로 이루어져있다.
단순히 스피드한 사건전개들이 늘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은 엘비스 콜을 따라서 그의 심정, 그의 행동, 그의 선택으로 인해 그가 잃어야하는 것, 그리고 잃지 않은 것으로 채워져있다.
선택.
우리 또한 엘비스처럼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을 것이고 미래에도 그러할 것이다.
(바다에서 풍랑을 만난 배가 좌초되고 구조선이 하나밖에 없었다. 겨우 구조선에 올라타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다급하게 나의 손을 잡았다.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이 구조선 밖에서 나의 손을 잡고 배에 태워주기를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이미 구조선 안은 가득 찼고 더 이상 사람을 태웠다가는 구조선마저도 뒤집히고 말 것이다. 그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이 사례는 유명하다. 대부분 사람들이 구조를 원한 사람의 손을 뿌리친다. 그리고 그 사람은 죽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처벌받지 아니한다. 법적으로. 하지만 내 마음도 처벌받지 않을까?!)
엘비스의 말로 끝맺음을 대신한다.
[청명하고 밝지만 별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 하늘 아래에서 어둠에 잠긴 굽이진 산길을 내려갔다. 이제 화재는 진압됐다. 화재의 열기는 더는 없다. 열기는 나중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LA에 처음 왔을때, 육군을 갓 제대한 나는 별자리를 이용해서 방향을 찾는 데 익숙한 상태였다. LA의 하늘은 조명 때문에 너무 밝은 탓에 제일 밝은 별들만 볼 수 있다. 그나마도 희미하고 흐리다. 나는 툭하면 농담처럼 너무도 많은 사람이 방향을 잃는 건 이렇게 별들이 없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그 시절 나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은 쉽다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은 그에 대해 더 잘 안다. 우리 중 일부는 우리를 안내하는 단 한 점의 불빛으로도 길을 찾아내지만, 어떤 사람들은 별들이 펼쳐진 시야가 네온 천장처럼 선명할 때조차 길을 잃는다. 세상의 윤리와 도덕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일은 없지만, 감정은 그렇다. 우리는 적응하는 걸 배운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가 나아갈 길을 안내받으려고 사용하는 별들은 우리 외부가 아니라 우리 내면에서 같이 지내려고 우리를 찾아온다. -p179]
우리는 살면서 삶 속에서 길을 종종 잃는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잃고 싶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면 또한 우리가 가장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알고 있다면 길을 잃었어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왜냐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우리 바로 곁에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