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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3 문해력이 평생 공부습관 만든다 - 글쓰기로 완성하는 우리 아이 공부머리
임영수 지음 / 청림Life / 2023년 1월
평점 :
초3 문해력이 평생 공부습관 만든다
아이를 키우면서 문해력이라는 단어를 듣게 되었다. 내가 공부할 때는 들어보지 못한 단어이다. 중학생들 중에서 교과서를 읽어도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란 적이 있다. 교과서는 기본 내용을 담고 있어서 사실 학창시절 교과서가 제일 쉬운 책으로 여겨졌고 따라서 교과서만 다 알아서는 부족하기에 다른 참고서의 내용들도 함께 공부했었다. 그런데 가장 기본이 되는 교과서를 읽어도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니!
또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이 엄청난 양의 독서를 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어 또 놀랐다. 나도 신생아때부터 들리는지 보이는지 알 수 없지만 옆에 같이 누워 점자책부터 들고 아이에게 보여주고 이야기 해주었다. 그렇게 아이를 키우면서 맘카페에서, 지인들로부터 얻은 정보로 유명하다는 전집들을 들이고 읽어주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한국창작동화, 세계창작동화, 과학동화, 인성동화, 미술동화, 음악동화, 인물동화, 세계문화 동화, 사회문화 동화, 수학동화, 전래동화, 명작동화... 동화도 종류가 너무 많다. 출판사의 상술과 내 아이를 똑똑한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들의 욕망의 만남이 뭐든 갈래 갈래 나누어 엄청난 양을 만들어 낸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든다. 예전부터 분명 요즘 우리 아이들의 독서량이 훨씬 많다. 집에 굳이 책을 구비해놓지 않더라도 동네마다 도서관도 잘 만들어진 도서관이 있고 책을 대여하는 것도 참 쉽고 타 도서관 책도 쉽게 대여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문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단다. 이런 모순이 왜 생기는 걸까?
첫째 아이는 요즘 소위 책육아를 하는 집의 아이들처럼 다독을 하는 아이는 아니다. 그렇다고 책을 등한시 하는 것도 아니고. 여기서 갈등이 생긴다. 책을 많이 읽으라고 권유해야 하는지 지금 정도의 양만 읽어도 충분한지. 사실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다독보다는 정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아이가 ‘제대로’ 읽었는지 잘 모르겠다. 읽은 후에 내용을 요약하라거나 독후감을 쓰라거나 그 외 책 내용 관련 워크지나 퀴즈 등을 풀려서 책 내용을 이해했는지 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테스트를 하면 책 읽는 즐거움에 뺏는 것 같아서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내가 바라는 독서는 책 내용을 지식적으로 이해하는 것 정도가 아니다. 지식적으로 이해를 하면 물론 관련 질문에 대한 답은 다 할 수 있을 것이지만 나는 거기서 더 나아가서 주인공의 심정에 동화되어 보기도 하고 나와 너무 다른 생각이면 비판해보기도 하면서 책 내용의 줄거리를 줄줄 기억해내는 것 보다 읽고 난 후 아이의 생각에 영향이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럴 때 흔히 말하는 문해력은 저절로 길러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아이의 내심에서 어떤 작용들이 일어나는지 알 길이 없으니, 불안한 마음에 다독을 권유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이 되는 것이다. 제대로 한권이 안 된다면 차라리 다독을 통해 책의 즐거움을 알도록.
벌써 아이가 예비 초4인데 아직도 나의 이런 고민은 계속되고 있는데, 아이의 겨울 방학 시작과 동시에 ‘초3 문해력이 평생 공부습관 만든다’는 제목의 책을 읽게 되었다. 아이를 통해 국어 수석교사가 학교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은 24년가 초등교사로 재직 중이고 2020년부터 국어과 수석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가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고안한 문해력을 키우고 다질 수 있는 7단계의 루틴을 소개하고 있다.
1장 왜 문해력인가요?
작가는 문해력은 책과 대화를 나누며 자아의식을 가지게 하고, 줄로 된 글을 읽으며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유를 가능하게 하고 아이가 이해한 글은 단순한 문장 수준의 독해를 넘어 생생하게 머릿속에서 이미지화되어 기존의 자신의 생각과 연결되면서 하나의 이야기가 엮이듯 아이의 머릿속에 메시지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구성된 지식 체계를 각추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설명할 수 있고, 자유롭게 변형하고 재창조한 결과물을 생산할 수도 있어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이 생긴다고 이야기한다. 즉 삶의 통찰력을 얻기 위해 문해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바라는 독서도 이와 같다. 읽으면서 바로 이미지화되고 읽어나가면서 내 생각과 끊임없이 견주어보고 수용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하면서 내 생각의 형태를 오히려 더 견고하게 만들어가는 내적 작용이 일어나길 바란다.
그리고 작가는 이야기책을 통해 생각하는 힘이 커진다고 하면서 독서 편식이 심한 아이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으라고 한다. 한 분야의 독서 이해력은 관심없는 다른 분야의 책도 이해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때문에 한 분야의 책만 고집하더라도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고 독서 영역을 넓혀주고 싶으면 좋아하는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도록 하거나 좋아하는 주제와 관련된 다른 분야의 책을 찾아볼 수도 있다고 팁을 알려준다.
사실 나도 아이가 어릴 때부터 이야기책만 너무 좋아해서 수학동화도 스토리 구성이 잘되어 있는 것으로 자연관찰 동화도 지식을 던져주는 것보다는 이야기 형식으로 된 책으로 골랐었는데 그럴 때 이야기책만 좋아하는 아이에게 다른 분야의 책도 경험시켜야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한 적이 많다. 아이가 흥미가 전혀 없어서 좋아하는 책이라도 많이 읽어라는 심정으로 어쩔 수 없이 독서 편식을 내버려둘 수밖에 없었지만. 그런데 작가가 말한 것처럼 이야기책에 빠져서 한 참을 읽으니 다른 책들도 자주는 아니지만 스스로 읽을 때가 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독서 편식에 대한 걱정은 나도 내려놓고 있다.
2장 쓰기 루틴으로 문해력 입문하기
작가는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 쓰기 루틴을 제시하는데, 쓰기를 위한 읽기를 하면 진정한 배움이 된 내용을 오래 기억할 수 있고, 자신만의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자신만의 배움이 되었다는 것이며, 좋은 글을 읽고 글을 쓰면 읽은 좋은 문장을 자신의 글에 반영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사실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알겠지만 이 부분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이 좀 매끄럽지 못하고 중언부언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공부방법에 대한 책인 ‘다산 선생의 지식경영법’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다 요약 정리하신다고 한다. 이책 저책에 흩어져 있던 것들을 주제별로 모두 모아 그 안에서 체계를 갖추고 부족한 내용들은 더 탐구하여 주제별로 완성도 높은 책을 만드신 것인데, 책을 읽을 때는 읽기만 하지 않고 반드시 쓰는 작업을 함께 하셨다고 한다. 이 책의 작가도 쓰기 위해 읽으면 아무래도 주제를 파악하고 내용을 함축적으로 짧은 글로 나타내기 위해 한 마디로 어떻게 요약할까? 고민을 하게 되니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또 단순히 내용을 요약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내 생각까지 쓰고자 한다면 그 글을 읽은 내 느낌은 어떤지 또 생각해봐야하기에 쓰기를 위한 읽기를 하면 단순히 읽는 경우보다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내용을 더 잘 파악하려고 애쓰게 되므로 문해력이 길러진다는 것 같다. 나도 이 부분은 너무나 공감한다.
3장 1~4단계로 문해력 쑥쑥 키우기
1단계 : 밑줄 긋기
밑줄을 그으면 주의 집중을 하게 되는 효과가 있고 밑줄을 긋는 동안 그 내용을 머릿속에 한 번 더 각인하게 되는데, 밑줄을 그음으로써 학습 내용을 선택하고, 기억 구조로 전환하게끔 도와주어 학습한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그렇다면 밑줄은 어디에 그어야 하는가? 핵심어휘, 중요한 문장, 마음에 드는 문장이나 좋은 문장, 즉각적으로 이해되지 않아서 다시 한 번 볼 어휘나 문장, 인상적인 부분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고 한다.
2단계 : 문장 수집하기
좋은 문장과 바른 문장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참 중요하고 맞춤법은 아이가 많은 문장을 접하면서 스스로 깨닫고 반복적으로 써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전사하기로 문장쓰기에 대한 근육을 길러주면 좋은데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전사활동으로는 ‘마음에 드는 문장 쓰기’가 있다고 한다.
독후감까지 쓰라고 하기엔 너무 부담을 주는 것 같지만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문장 몇 개를 노트에 남겨보자고 하는 건 아이도 큰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나만의 좋은 글 모음집을 만드는 것이라고 거창하게 이야기하면서 (실제로 이런 책도 출간되니 예시로 보여줘도 좋겠다), 아이에게 마음에 드는 노트도 한 권 사게 해서 방학동안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다.
3단계 독서 노트 쓰기
갑자기 문득 떠오르는 생각은 ‘나중에 쓰자’하는 순간 날아가 버리므로 순간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할 수 있는 독서 노트가 필요하다고 한다.
맞는 말인데, 실제에서 적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쇼파나 침대에서 책을 읽을 때가 많기에 쓰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다시 책상이나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야 하니 귀찮을테고, 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조바심 나는 상황에서 글을 쓰느라 한템포 쉴 수가 있으려나?
책을 읽고 서로 질문을 주고 받으면 좋다고 한다. 읽는 내내 어떤 질문을 할까? 고민하면서 읽게 되니까. 작가는 질문의 예시도 내용질문, 느낌 질문, 생각 질문, 라면 질문으로 나누어서 알려주고 있다. 아이 책을 함께 읽고 서로에게 퀴즈를 내면서 재미있게 책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다.
4단계 : 요약하기
내용 요약하기는 사실 쉽지가 않다. 책에 있는 문장을 그대로 옮겨적는 수준이 아니라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고 나의 문장으로 그 내용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약하기를 잘한다는 건 사실 해당 내용을 잘 이해한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문해력이 있는 아이들은 요약을 잘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요약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그래서 약간 순환 논리 같지만 그래도 요약하기를 연습함으로써 문해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작가의 생각에 동감한다. 요약하기 위해서는 읽는 것과 그냥 읽고 나서 요약하는 것은 또 다를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나 책읽기의 재미라는 부분에서 걸린다. 그냥 편하게 읽을 때 이야기에 매료되기가 쉽기 때문이다. 다른 작업을 위한 읽기는 내용 분석작업에 가까워서 내용을 더 잘 파악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재미는 덜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4장 5~7단계로 문해력 단단하게 다지기
5단계 : 생각정리 글쓰기
전략적인 글쓰기보다는 자유롭게 글을 써보는 경험이 필요하고 맞춤법이나 문법에 얽매이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썼을 때 아이의 진정한 목소리가 담기고 힘이 생긴다고 한다.
6단계 : 배움 정리 글쓰기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능력이 기억력보다 더 중요하므로 이야기를 통해 배운 것을 써보는 과정에서 인물이 어떤 면에서 어떤 가치를 찾았는지 문장으로 쓰고, 자신의 경험에서 필요한 가치와 이유를 쓰면서 아이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7단계 : 쓰기 루틴 만들기
읽고 쓰는 일은 텍스트와 나의 지식을 통합해 능동적으로 의미를 만들어내는 일이므로 결국 문해력은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타인의 안내가 필요하나 언젠가는 스스로 읽고 쓰고 생각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므로 자율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작가는 이야기 한다. 그래서 쓰기 루틴을 만들어서 문해력을 길러내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므로 쓰기를 루틴으로 만들어서 조급해하지 말고 노력하면 된다고 이야기를 끝맺는다.
5장 문해력과 함께하는 일상만들기
초등학교 국어 자료의 예나 좋은 책 선정의 4가지 기준, 표지 읽기, 밀고 당기며 책 읽기 등 다양한 팁을 전수해준다.
그리고 부록으로 부모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담고 있어서 도움이 된다.
책을 읽고 나서 아! 바로 써먹어야겠다 싶은 특별한 팁은 ‘좋은 글’ 적기 였다. 그 외에는 결국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책을 읽고도 조금이라도 끄적이는 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인데, 앞서도 말했지만 책 읽는 즐거움을 유지하면서 쓰기 활동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론적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